▲ 기후변화로 캘리포니아 침엽수림이 '좀비 숲'으로 변하고 있다. 사진은 캘리포니아 지역의 삼나무 숲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로 캘리포니아에 '좀비 숲'이 생겨나고 있다.
현지시각 13일 NPR,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전체 시에라 네바다 침엽수 20%가량이 더 이상 주변 기후와 맞지 않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 나무들을 '좀비 숲'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지금 서 있기는 하지만 후손을 남길 수 없어 미래를 보면 이미 죽어 있는 숲이라는 뜻이다.
해당 논문은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저고도 침엽수의 기후와 균형을 잃었다'는 제목으로 스탠퍼드대학교 과학저널 'PNAS Nexus'에 실렸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한 때 침엽수가 자라기에 알맞던 이 지역의 환경은 기후변화 때문에 더 뜨거워지고 더 건조해졌다. 이런 조건은 침엽수에게 적합하지 않다.
주요저자인 에이브리 힐 박사 후 연구원(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은 침엽수들이 사라지면서 이 지역 환경에 더 적합한 다른 종류의 식물들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은 나무들이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시에라 네바다의 모든 침엽수들이 적절한 기후조건에서 자라고 있던 식생 자료를 면밀히 조사했다.
해당 지역 침엽수들의 평균 높이는 지난 90년 동안 34미터(12피트)가량 커졌다. 공기가 더 시원한 높은 고도의 침엽수들이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엽수들의 진화는 급격한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에서 살 수 없는 침엽수의 수가 앞으로 77년 안에 두 배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더 이상 번식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이미 침엽수들은 죽은 상태 즉 좀비와 다름 없는 상태다.
힐 연구원은 "어떤 면에서 나무들은 죽음을 속이고 있다"며 "산불 같은 교란이 발생하면 이 나무들은 더이상 서 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서 있는 나무들이 불타 쓰러진 이후엔 같은 종의 새로운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기후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팀이 개발한 ‘좀비 숲 지도’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