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3-02-22 1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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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와 처음으로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공장 부지는 튀르키예다. 현지 최대 기업 코치도 함께 참여하기로 해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서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거침없이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배터리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수율 안정화와 관련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글로벌 생산거점의 수율 안정화와 관련한 자신감을 토대로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에 고삐를 죄고 있다.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 튀르키예 최대 기업 코치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최대 45GWh 규모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드는 지난해부터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을 위한 배터리 협력사로 SK온과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이 방안이 무산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힘을 모으게 됐다.
권 부회장은 이날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LG에너지솔루션의 독보적 글로벌 생산 경험과 투자 역량, 차별화한 제품 경쟁력이 포드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포드, 코치와 함께 유럽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을 한층 공고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GM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의 합작 4공장 건설계획이 백지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외형 확장 측면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권 부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멈춰있던 미국 애리조나주 단독 배터리 공장 건설 재추진과 함께 유럽에서도 새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권 부회장이 계속해서 글로벌 생산능력 확장에 쉼 없이 나서는 데는 신규 공장에서도 수율을 빠르게 안정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배터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배터리업계에서는 수율 안정화가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신규 공장 준공 뒤 가동에 돌입하더라도 수율이 안정화하지 못한다면 제때 고객사에 배터리를 납품하지 못해 신뢰에 금이 갈 수 있을뿐더러 실제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18년부터 폴란드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뒤 한동안 수율 문제로 애를 먹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거울삼아 글로벌 신규 공장에서 빠르게 수율을 안정화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배터리 공장의 수율은 업계에서 안정화 단계라고 평가하는 90% 이상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우수한 수율 경쟁력을 높이 샀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드는 ‘포드플러스(Ford+)’라는 이름의 전동화 전략 아래 2030년까지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신차 판매 가운데 전동화 차량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2026년까지는 세계적으로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드는 적기에 배터리를 공급해 줄 수 있는 배터리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발표한 합작법인 설립 추진이 유럽 시장 주도권을 확실하게 선점하고자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전략과 품질 및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하는 포드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역시 품질 및 생산 능력이 검증된 LG에너지솔루션과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확대하고 전동화 전환 계획의 필수 요소인 ‘배터리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수율을 더 빠르게 잡기 위한 기술력 확보를 최우선 전략으로 앞세우고 있다.
특히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에서 나오는 데이터에 근거해 모든 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권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QCD(Quality·Cost·Delivery, 품질·비용·납기) 제공’ 전략의 핵심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예지보전, 자동화, 지능화를 바탕으로 모든 생산공정의 스마트팩토리 기반을 구축해 수율 및 생산성 개선, 품질 안정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월27일 지난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원가 혁신과 함께 스마트팩토리를 올해 사업전략의 가장 큰 두 축으로 꼽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유럽, 5월 미국 출장에서도 각각 현지 생산공장을 방문해 스마트팩토리 현황 점검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협력사를 찾는 일에 집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12월부터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기술 선도기업 독일 지멘스와 스마트팩토리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인공지능(AI) 자문단을 꾸리고 윤성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 5명을 자문단 자문위원에 위촉하기도 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최근 2022년 실적발표 뒤에도 “올해도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근본적 경쟁력 우위와 차별화한 글로벌 생산 역량을 더욱 강화해 세계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수율 안정화를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