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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SM엔터 주가 더 가야, 장기 보유할 것"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3-02-14 16: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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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SM엔터 주가 더 가야, 장기 보유할 것"
▲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이사는 13일 얼라인파트너스가 연초부터 진행해 온 은행주 캠페인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얼라인파트너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요즈음 매일 금융투자업계 핫 이슈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성격유형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ENTP) 유형’이라고 소개한 이창환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기존 지배구조와 금융지주 주주환원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 독립과 금융지주 주주환원 배당확대를 이끌어내는 주주행동으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름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만 나이 36세, 1986년생 젊은 대표 이창환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비즈니스포스트가 13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행동주의 펀드 전성시대, 국내에도 여건 조성돼
 
“이 정도까지 화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생각 못 했다.”

이창환 대표는 이 정도로 주목을 받을 줄 알았냐는 첫 질문에 전화 너머로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 즉 일에 대해 물었을 때는 곧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란 포트폴리오에 담아둔 기업을 중심으로 주주행동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려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의 자산운용이다. 한 때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기도 했던 행동주의 펀드는 최근 소액주주들의 호응 속에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창환 대표는 이제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시장에서 활동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를 잘 안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에 방어하는 쪽에서 ‘기업사냥꾼’ 프레임을 만들면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주식투자자가 늘면서 유튜브와 같이 통제되지 않는 매체가 늘었고,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정치적으로도 소액주주들의 표를 의식하게 되면서 함부로 때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가치투자(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것)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 행동주의하고 싶어 한다. 현재 우리나라 가치주는 기업가치 대비 너무 싸다. 수익을 크게 창출할 수 있는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곧 이 대표가 세계 3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나와 직접 창업한 이유이기도 했다. 

“가치투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결정해서 투자하고 싶어 한다.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들이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해서 승부를 한번 봐보고 싶어 하듯이, 나에게도 그런 욕구가 있었다. 내가 결정해서 투자한 뒤 성과를 내고 싶었다.”

이 대표는 대구외국어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골드만삭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을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뒤 독립해 2021년 얼라인파트너스를 세웠다.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는 창립 이후 이제 2년이 지났다. 이 대표는 창업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 승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 가서 표 대결을 통해 승리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아무도 그게 될 거라고 생각 못 했을 거다. 됐다. 그때 그래도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아예 안 되진 않는 구나하고 자신감을 얻었다.”

고되고 업무적으로 쉽지 않은 일도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직접 차타고 다니면서 사람 200명 찾아서 위임장 받으러 다닌다”며 “1호 펀드를 조성했을 때도 직접 다니면서 제발 돈 좀 달라고 무릎 꿇고 다녔다”면서 어려웠던 순간에 대해 회상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상승여력 남아, 장기 투자할 것

최근 카카오, 하이브 등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화제다. 

어느 쪽이 인수하더라도 SM엔터테인먼트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에서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미 당초 목표를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분을 들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도 단기적으로 크게 급등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아직 팔 계획은 없다고 잘라 답했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팔 생각은 없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장기 투자자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한참 더 가야하고, 몇 년 씩 들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가가 지금 한 두세 배는 더 가야된다고 본다.”

그러면서 국내 은행주 캠페인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올해 초 7개 국내 금융지주 주주환원 확대 캠페인을 벌였으며 국내 금융지주도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화답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은행주 캠페인은 굉장히 성공적이다”면서 “얼라인파트너스보다는 은행 경영진과 이사회 덕이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금융지주가 원래도 배당을 늘리고 싶었으나 분위기를 살피느라 늘리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지주들이 목표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설정하고 앞으로 초과 자본을 환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당장의 올해 배당 확대보다는 은행이 가시적인 배당지침을 내놓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리가 요구한 건 당장 배당확대가 아닌 ‘정책의 도입’이다. 올해 배당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건 우리가 없었어도 이뤄질 거였다. 그런데 은행들이 고민을 많이 해서 정부 정책에도 맞추면서 저희 제안도 최대한 받아주려고 고민해서 낸 점이 고맙다.”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은행주 체질개선까지, 이 대표가 타깃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장기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해 안정적이고 꾸준히 갈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그러면서 이해가 가능하고 사업 모델이 너무 어렵지 않아야 한다. SM엔터테인먼트나 은행은 사업이 간단하다. 예를 들어 바이오나 반도체보다 건설이 이해하기 쉽다. 

그러면서 기업이 저평가 돼있어야 한다. 저평가에는 이유가 있는데 내가 그걸 고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는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얼라인파트너스의 향후 타깃이 될 수 있는 기업은 아직 수백 개가 더 남았다고 말했다. 

◆ 저평가된 기업 아직 많아, 얼라인파트너스 최종 목표는 ‘폐업’

지난해부터 쉼 없이 달려온 이 대표는 여전히 분주해보였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쉴 시간은 낼 수 있을지 궁금해 취미와 여가 활용에 대해 묻자 “주주총회 등 급한 시기가 아닐 때에는 일을 위해 골프를 치거나, 유튜브, OTT를 많이 본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K-POP시장에 투자하고 있으니 뮤직비디오나 관련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며 “최근에 SM엔터테인먼트 걸 그룹 에스파의 리얼리티 ‘에스파의 싱크로드’를 시청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얼라인파트너스의 최종 목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얼라인파트너스가 문을 닫는 것”이라며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자신이 가진 원대한 포부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에 저평가된 기업이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기업 저평가 현상)가 해소되면 우리가 할 일이 없어진다. 그때까지 돈을 많이 번 뒤, 기업 주가가 제자리를 찾게 되면 얼라인파트너스가 할 일이 없으니 문을 닫아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행복하게 얼라인파트너스의 문을 닫겠다.”

이 대표는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는 확 바뀔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어 3~5년 안에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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