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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LG와 삼성 올레드 동맹, 노트북은 되는데 TV는 어려운 이유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3-02-01 13: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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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LG와 삼성 사이에 드디어 올레드(OELD) 패널 동맹이 맺어졌습니다. 다만 애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사이 올레드TV 분야 협력이 아닙니다. 

LG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노트북 ‘그램’을 놓고 먼저 중소형 올레드 패널 분야에서 손을 잡은 것인데요, LG전자가 노트북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백브리핑] LG와 삼성 올레드 동맹, 노트북은 되는데 TV는 어려운 이유
▲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동맹 협상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노트북에서는 LG와 삼성 사이에 올레드 패널 협력이 이뤄지는데 TV 분야에서는 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생산제품 구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G전자에 노트북용 올레드 패널을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은 LG디스플레이에 노트북용 중소형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노트북·태블릿PC 등 IT기기용 중소형 올레드 패널 양산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은 TV와 모바일,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용에 국한돼 있는데요.

LG디스플레이의 이와 같은 생산 전략에는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기본적으로 큰 유리기판을 쪼개 활용하는데 IT기기용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사이즈 수요로 인해 TV용 대형 디스플레이에 비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깊게 추진해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생산비용을 최적화하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달리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산 과정에서 효율을 극대화지는 못하더라도 수요가 높은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런 경영전략의 차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 패널 강자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 맹주로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이런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지난해부터 나타났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대형 올레드 패널 양산에 성공하고 수율(완성품의 양품비율)을 확 끌어올렸기 때문인데요.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올레드 패널을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 개선을 통해 올레드 패널 생산능력을 지난해 130만 대 수준에서 올해 200만 대까지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하는 물량은 소니에도 납품이 되기 때문에 올해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 TV 강화에 고삐를 죄려는 삼성전자의 구상을 실현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사이에 TV용 올레드 패널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 패널 양산에 성공하면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사이 협상에서 무게추가 삼성전자로 다소 기울어지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보입니다.

지난해 이뤄진 협상에서 삼성전자는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납품가격을 LG전자에 납품하는 가격보다 낮게 해달라고 LG디스플레이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 생산능력을 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키운 셈입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지속해서 언론에 LG디스플레이와 협력가능성을 열어두는 뜻을 내비치는 반면 LG디스플레이 쪽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 점과 관련이 깊습니다.

전자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사이 TV용 올레드 패널 협력은 노트북과 달리 공급단가 설정에서 난항을 겪어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최근 경영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이른바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열린 자세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 삼성전자와 협상에서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중소형 올레드 관련 경영전략의 성공여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서 자동차 전장용 패널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자동차 전장용 패널은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데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빠르게 성과를 낸다면 LG디스플레이의 빈 곳간도 어느 정도 채워질 수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의 주머니가 점차 채워진다면 다소 기울어진 삼성전자와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공급 협상 무대의 판도도 달라질 공산이 큽니다.

언제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사이 TV용 올레드 동맹이 이뤄질지 LG디스플레이 주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TV용 올레드 동맹을 맺는다면 LG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 대세화'를 빠르게 이룰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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