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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경영권 양도 새 갈등의 불씨, 소액주주 이사들 일제히 반대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12-22 11: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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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경영권을 양도하기로 했으나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소액주주 측 이사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앞서 사측과 소액주주 측의 경영권 분쟁으로 상당한 내홍을 겪었던 헬릭스미스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생긴 셈이다. 
 
헬릭스미스 경영권 양도 새 갈등의 불씨, 소액주주 이사들 일제히 반대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가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지만 소액주주 측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김선영 대표가 6월28일 헬릭스미스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훈식 헬릭스미스 사내이사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양수인을 대상으로 현금 50억 원을 더 받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게 소액주주를 위하는 일인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헬릭스미스 경영권을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넘기는 일과 관련한 안건들을 다뤘다. 헬릭스미스 등기이사 8명이 모두 참석했다. 이 가운데 소액주주 측 임원은 김훈식 이사, 최동규 이사, 박재선 이사 등 3명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이사가 “지난 2년 동안 경영권 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소액주주의 질타도 많았다”며 “양수인이 건실한 회사라고 판단돼 경영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소액주주 측 이사들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김훈식 이사는 헬릭스미스가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받는 대가가 많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유상신주 350억 원 규모를 발행하는 동시에 카나리아바이오엠 자회사 세종메디칼 전환사채 300억 원을 취득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헬릭스미스가 50억 원을 확보하는 데 그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소액주주 측 이사들은 카나리아바이오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애초 카나리아바이오엠에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소액주주 측 이사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재석 이사는 “카나리아바이오의 실질 주주의 실체가 불투명하고 회사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최동규 이사는 “지금 안이 최선인지 모르겠다”며 “판단의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선영 대표는 “양수인 회사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투자자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지금까지 의견이 없다가 이제 와서 부정적인 의견만 표명해 유감이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후 이뤄진 의결에서 소액주주 측 이사들은 경영권양수도 계약 체결의 건, 전환사채 인수의 건,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의 건, 임시주주총회 소집의 건 등 경영권 양수도와 관련된 모든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사측 5명, 소액주주측 3명으로 이뤄진 이사회 구조상 대부분의 안건이 통과됐다.

다만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에 50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안건의 경우 사측 이사인 노대래 사외이사까지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반대한 이사들은 현재 헬릭스미스 주가가 낮고 자금 소요가 명확하지 않아 당장 발행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사회에서 경영권 양수도가 결정됐지만 헬릭스미스 경영권의 실질적인 변동은 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헬릭스미스 사측은 내년 1월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 이사 5명이 사임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하기로 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추천하는 인물이 이사 후보에 오를 공산이 크다.

다만 소액주주 측 이사들이 경영권 양수도에 부정적인 이상 사측 희망대로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현재 김선영 대표와 헬릭스미스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7.27%에 그친다. 신주 발행 이후 새로 최대주주가 되는 카나리아바이오엠 지분은 7.30%다. 모두 합쳐도 15%가 되지 않는 만큼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무시하기 어렵다.

앞서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측은 회사가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 등 신약 임상에 몰두하느라 수익성을 외면해왔다고 비판하며 사측과 경영권 갈등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측 이사인 최동규 김훈식 사내이사 2명이 이사회에 합류했고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재석 사내이사가 추가로 선임됐다. 소액주주 측에 따르면 올해 초 주총의 경우 소액주주 지분 37.62%, 사측 지분 31%가 각각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액주주들이 이번 경영권 변경의 당위성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헬릭스미스 사측이 합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까닭이다.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 계열사인 카나리아바이오와 세종메디칼이 헬릭스미스의 신약개발과 제조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난소암 치료제인 ‘오레고보맙’을 비롯한 신약을 개발한다. 세종메디칼은 최근 두원사이언스제약을 인수해 의료기기 및 의약품 제조 역량을 확보했다.

헬릭스미스는 22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당사는 이번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카나리아바이오엠 측과 진행할 다방면의 사업 협력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김선영 대표이사를 비롯한 회사의 핵심 인력들은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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