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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돈벼락 중동의 투자 1순위 수소, 두산에너빌리티 '기회의 땅'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12-1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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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세계 경제가 추운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산업별로 경기가 꺾이는 징후가 나타나고 뛰어오르는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올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불러들인 달러화 강세로 세계 경제가 이중고 삼중고에 정신이 없다.

이런 시기에도 웃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중동 산유국들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거듭 하향 조정하느라 바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IMF가 추산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무려 7.6%다. 요즘 같은 시기에 단연 돋보인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듯 고유가 덕분이다. 

중동 산유국들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방문해 원유 증산을 요청했다가 거절 당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굴욕을 맛봤다.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에너지 외교를 펼쳤다. 중동을 찾는 강대국 정상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면서 중동 산유국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졌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구조적 흐름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했던 에너지 흐름이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 등의 이유로 끊기며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대안으로 중동 산유국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러시아는 그 나름대로 에너지 수출 경로를 중국이나 인도로 옮길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고유가 덕분에 찾아온 중동의 활기는 유가가 떨어지면 달라지지 않겠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그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시장 지배력 강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조적으로 진행되는 흐름이란 점을 주시해야 한다.

탈탄소를 강조하는 최근 상황은 역설적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화석연료 시대가 끝날 거란 전망이 우세한데 석유 시추와 같은 일에 투자할 새로운 주체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적어도 앞으로 몇 년은 석유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시장 강자들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막대한 오일 머니는 중동에서 사업을 하거나 중동 국가를 파트너로 하는 사업자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중동을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기업들이 중동에서 사업기회를 잡을까? 중동에서 업력이 쌓은 국내 건설사들, 석유나 가스를 운반하는 데 쓰이는 배를 만드는 조선사, 한류를 수출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 다양한 업종이 중동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주목해 볼 만한 곳이다.

중동에서 사업을 하려면 이들이 뭘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중동 산유국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에너지 전환이다.

중동 산유국들 역시 언젠가는 탈탄소 사회로 나아가야 하고 석유와 가스가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누구보다 위기의식이 더 강하다.

그래서 화석연료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저탄소 경제구조로 탈바꿈하는 데 투입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 시대에 다시 개편될 에너지시장에서도 지배력을 유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일 수 있다.

중동 산유국들이 다른 어느 곳들보다 수소경제 활성화에 진심인 이유도 수소가 에너지 전환 시대의 매개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에너지 전환시대에도 지역적 이점을 누릴 공산이 크다.

일조량이 좋고 바람이 잘 불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유리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남는 전력을 활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로 만들고 이를 수출한다면 지금 석유나 가스를 수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에너지 수출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네옴시티 건설 계획에는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활용해 세계 최대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세우는 계획이 담겨 있다. 수소 시대에도 에너지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과 비교적 원만한 데다 한국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이나 수소산업에서 나름대로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전부터 중동 지역에서 많은 수주 실적을 쌓아온 회사다. 발전플랜트, 원전, 해수담수화시설 등 종류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업을 수주해왔다. 올해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조3천억 원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중동 사업의 노하우도 있고 중동과 관계도 잘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중동 산유국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은 접점이 많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소시대에도 최대 수소 수출국이 된다는 목표를 세웠다.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과정을 거쳐 청정한 그린수소를 생산해 이를 수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단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사막 지형이라 물이 부족한 중동 국가들로서는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일이 식수와 공업용수 등을 마련하는 데도 중요하지만 수소 강자가 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수담수화에서는 10년째 세계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지역 수주도 여러 번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태양광이나 풍력 연계 그린수소 실증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실적을 쌓는다면 중동에서 그린수소 생산사업에 참여해 일감을 늘릴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수소 생산까지는 아직 경제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게 많다. 이 때문에 그린수소 사회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과도기적으로 블루수소가 먼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탄소배출 없이 만들어진다. 천연가스 생산량이 많은 중동 산유국들로서는 화석연료에서 그린수소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에너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블루수소가 매우 요긴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국내에서 최초로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플랜트에서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액체 형태로 만들어 수소 필요처에 공급하게 된다.

블루수소 사업은 수소 수출국으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중동 산유국들과 또 다른 접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중동 산유국들의 원전 건설과 원전과 연계한 수소 생산 등도 두산에너빌리티의 향후 일감이 될 수 있다.

중동은 화석연료를 팔아 돈을 쓸어 담고 있다. 화석연료의 혜택을 누구보다 많이 누렸기에 그 이후의 시대를 대비하는 데도 더 간절하다. 이런 중동 국가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중동은 분명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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