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둔춘주공 분양을 앞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흥행 기대감도 커지지만 미분양 가능성도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비싸서 문제지 감당할 수 있으면 들어갈 것 같아요.”
“위치는 정말 좋지만 저라면 차라리 주변 급매를 잡거나 다른 강남 재건축 기다릴 것 같아요.”
모든 국민의 관심사라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춘주공)’ 아파트 본격 분양을 앞두고 부동산 커뮤니티가 떠들썩하다.
30일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대행사는 견본주택의 추가 방문예약을 받았다. 견본주택은 12월1~4일 나흘 동안 운영된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2800여 명을 기준으로 사전 방문예약을 진행했는데 이틀 만에 모든 예약이 마감되고 문의가 너무 많아 추가 예약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진행한 추가예약도 이날 오후 2시30분쯤 모두 마감됐다. 이에 나흘 동안 약 1만3400여 명이 견본주택을 찾을 것으로 추정된다.
견본주택 사전 예약자 규모만 봐도 시장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170-1번지 일대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규모가 전체 85개 동, 1만2032세대에 이른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분양으로만 4786세대가 풀린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행정구역상 강동구에 위채해 있지만 강남3구 가운데 하나인 송파 생활권에 속해 서울 강남에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청약 대기자들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바라보고 수년 동안 청약통장을 아껴온 사람들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2월4일까지 견본주택을 운영하고 12월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받는다. 6일에는 해당지역 1순위 청약, 7일에는 기타지역 1순위 청약을 받고 15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다만 분양 흥행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에서 흔치 않은 초대형 단지에 강남 생활권이라는 입지를 생각하면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 같지만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던 최근 몇 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과 많이 비교되는 2008년,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서울 강남 아파트 분양성적을 언급하기도 한다.
2008년 10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0.92대 1로 1순위에서부터 예상을 깨고 대량미달 사태가 나왔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도 견본주택에는 1만여 명이 몰리는 등 관심이 높았지만 2444세대 단지, 일반분양 물량 426세대를 두고 실제 청약한 사람은 380명에 그쳤다.
같은 해 6월 반포에서 분양한 GS건설의 반포자이도 1순위 청약경쟁률이 2대1 수준이긴 했지만 실제 계약단계에서 초기 계약률은 62% 수준을 보이는 데 그쳤다. 청약자의 40% 정도가 계약을 포기한 셈이다.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단지가 12월1일부터 견본주택을 열고 같은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사진은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
2008~2009년 당시 부동산시장은 지금과 비슷하게 강남권에서도 상급지로 꼽히던 대치동 미도1차 아파트,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등은 2008년 한 해 동안 매물의 호가가 3억~4억 원가량 빠지면서 거래도 얼어붙어 있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진짜’ 강남인 송파구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억씩 내린 급매물이 등장하면서 아파트값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는 데다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국민평형,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2억3600만~13억2040만 원 수준으로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
결국 올림픽파크 포레온 30평대를 계약하려면 분양가의 70%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용, 옵션 추가금액 등을 고려하면 현금으로 10억 원가량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로 아파트 청약시장도 열기가 식어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 당첨가점도 조금 낮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보이던 수요자들에 중도금 대출은 큰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또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분양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로또 분양’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분양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그런데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자주 비교되는 상급지 송파의 헬리오시티 아파트의 최근 가격을 보면 전용면적 85㎡가 올해 초 22억 원 수준에서 현재 16억 원대(저층)~17억 원대까지 내렸다.
보통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헬리오시티 가치를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 2억 원 정도 높이 계산하고 있는데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가가 그렇게 싸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오히려 현금 여력이 있으면 헬리오시티 급매물을 사는 것을 고려하거나 아니면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진주아파트 재건축 단지 등 다른 강남권 단지 분양을 기다리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댓글들도 눈에 띈다.
둔촌주공과 함께 이번에 분양시장에 출격하는 장위자이 레디언트도 서울 대규모 단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분양 흥행은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GS건설이 시공한 2840세대 규모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모든 평형 분양가가 12억 원 아래로 책정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다만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주변 신축 아파트들의 시세가 현재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이 청약 수요자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주변 3~5년 된 신축 아파트를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실거주 의무, 전매제한 등 제약이 따르는 분양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62-1 일대에 들어선다. 일반분양 물량은 1330세대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같이 12월1일부터 견본주택을 열고 12월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에 들어간다. 7일 해당지역 1순위 청약, 8일 기타지역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16일이다.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청약자들은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레디언트 두 곳에 모두 청약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시장이 워낙 경색돼 있어 서울이라도 예전처럼 줄을 서는 분위기가 아니고 기본적으로 청약률이 좋더라도 계약률까지는 가봐야 아는 상황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계약이 됐다고 하더라도 계약해지 요청도 들어올 수 있는 분위기”라며 “금리가 워낙 높아 실수요자들이 금리를 버텨내기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