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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한국 전기차 배려 뜻 내비쳐, 현대차그룹 IRA 적용 유예 '희망'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11-14 15: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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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인프레이션 감축법(IRA) 적용 유예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 한국 자동차산업에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한국 전기차 배려 뜻 내비쳐, 현대차그룹 IRA 적용 유예 '희망'
▲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 한국산 전기차 불이익을 언급했다. <연합뉴스>

14일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2% 이상 상승한 뒤 장을 마쳤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조정 가능성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7일에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개정 기대감으로 4%가량 오른 바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북미에서 최종 생산된 친환경차만 대상으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천만 원) 규모의 보조금(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조항이 변동없이 그대로 적용되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경쟁력 하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반대하던 공화당이 기존 예상과 달리 압도적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민주당이 선전했다. 이에 인플레이션 감축법 조정 가능성은 안갯속에 휩싸인 상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윤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직접 한국기업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말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령에서 보조금 제한 규정의 유예기간 등을 둘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만나 5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행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월 윤 대통령에게 보냈던 친서에서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번에 "한국을 고려해 이행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더욱 진전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입장과도 사뭇 다르다.
 
바이든 한국 전기차 배려 뜻 내비쳐, 현대차그룹 IRA 적용 유예 '희망'
▲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가장 유력한 조정 방안으로는 한국 정부가 미국 재무부에 건의한 보조금 제외 규정의 유예기간 적용이 꼽힌다.

미국 재무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행을 위한 세부 하위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4일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연말쯤 하위규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해당 기간에 북미 지역에 제공되는 친환경차 세액공제 요건을 한국기업에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친환경차 세액공제 이행에 3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하는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법안 발효 이전에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대해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한 법인에서 제조한 전기차는 북미 조립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유예기간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입장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행 방안을 논의한다는 태도를 보인 만큼 유예기간이 담긴 시행령 등 한국 자동차기업을 배려한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의 하위규정은 법을 명확히 하는 모든 규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내 법 체계로 따져보면 시행령과 시행규칙, 고시, 각종 정부 설명 등을 모두 포괄하는 내용이다.

미국 재무부가 세부 하위규정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 등 청정에너지 인센티브 요건과 기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유예기간 등을 부여할 수 있는 조건이 구체화될 수도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한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일이 확실시되면서 공화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자체의 개정이나 폐지를 추진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네바다주에서 콜테즈 매스토 후보가 극적으로 공화당 애덤 랙설트 후보를 앞서면서 민주당이 상원의원 수 50석을 차지했다.

결선 투표가 열리는 12월6일 조지아주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해 공화당이 50석을 차지해 동수가 되더라도 상원 의장을 맡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더구나 민주당이 미국 자국우선주의 기조를 유지하게 하겠다는 태도를 선거 기간에 보인 만큼 섣부른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의견도 많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 제정 뒤 3번이나 미국을 방문하며 보완책 마련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권역담당 사장은 지난 10월 '로이터 자동차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감축법 조정 문제와 관련해 "현대차는 모든 채널을 동원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알렸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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