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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디스플레이, 애플 탄소중립 압박에 재생에너지 많은 해외로 ‘시선’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2-10-28 14: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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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탄소중립 정책 강화 기류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 모두 탄소중립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애플이 사실상 강제한 요건을 충족하기에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 애플 탄소중립 압박에 재생에너지 많은 해외로 ‘시선’
▲ 애플이 협력회사에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환경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력사용량이 많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해외 지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IT제품용 올레드(OLED)와 LCD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은 생산하고 있는 모든 노트북에 LCD패널을 사용하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은 55%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에 들어가는 약 80% 가량의 중소형 올레드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기업 모두 애플에 의존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최근 애플이 진행하고 있는 탄소중립 강화 흐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애플은 2030년까지 부품협력사들과 함께 전체 제품 생산망에서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탄소중립 강화방안을 최근 내놓았다. 협력사들에게 사실상 재생에너지 사용을 2030년까지 강제한 것으로 여겨진다.

애플의 이런 방침은 글로벌 비영리단체 ‘기후그룹’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추진하는 국제캠페인 RE100보다 훨씬 빠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제품 제조공정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을 세정하고 금속물질이나 절연물질을 붙이는 증착과정을 거쳐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주기 위해 빛을 쬐고 깎는 작업들이 수반돼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반도체 제조공정과 닮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력을 많이 쓰는 기업들 가운데 상위 5위 안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6.78테라와트시(TWh)를 사용해 국내 산업용전력 사용량 4위를 차지했고 LG디스플레이는 6.23테라와트시(TWh)를 이용해 5위를 기록했다.

두 기업의 전력사용량 합계는 서울시에 위치한 모든 가정에서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두 기업이 놓인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7월 새 에너지정책 방향을 발표했는데 재생에너지보다 원전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어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지 않는 애플의 경영방침이나 RE100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 한국의 문제 가운데 하나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며 “국내 전력소비량 상위 30개 기업들의 최근 5개년 전력 연평균 사용량은 10.3기가와트시인데 반해 같은 기간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기가와트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전력 조달에서 재생에너지 활용을 넓히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9월 RE100에 동참해 2050년까지 전체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하기로 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도 2030년까지 탄소감축 40%, 2050년까지 탄소감축 9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하지만 전자업계에서는 국내의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비중에 비춰볼 때 이와 같은 노력에 한계가 존재해 두 회사가 해외 생산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전 공정에서 전력공급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국내 상황은 열악하다”며 “정책적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좀 더 나은 재생에너지 사용 여건을 가진 해외에 생산설비 투자를 저울질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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