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여야가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문자 논란 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유 사무총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사이 문자를 완전히 과장해 유착 의혹을 펼치는데 사실인가’라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대답했다. 
 
감사원 국감 ‘유병호-이관섭 문자’에 여야 격돌, 시작 9분 만에 파행도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 원장은 감사원 업무 관련 대통령실 보고 의혹을 두고도 “제가 알기론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5일 국무회의에 앞서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관섭 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라며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은 감사원이 제대로 지침을 따랐는지 궁금해서 점검한 것인데 유 총장이 답신을 보내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을 썼다"고 감쌌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그 위에 ‘허위 사실입니다’고 보낸 문자 부분이 없어서 좀 안타깝지만 공직자로서 절제된 용어를 쓰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국민과 불철주야 고생하는 감사원장, 감사원 식구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 밖에 서해 공무원 사건 감사 과정에서 개별감사 위원회 의결을 안 거쳤다는 의혹도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유 사무총장이 이 수석에게 보낸 문자 때문에 하명·청부 감사라고 온 나라가 난리가 난 것처럼 떠들썩하게 공세 펼치고 있다”며 “이 문자는 기본적으로 서해 공무원 사건의 감사 절차가 위법하다는 기사를 이 수석이 파악 차원에서 물은 것이고 유 총장이 답변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감사위원들의 국감장 출석 요구를 시작으로 유 사무총장과 이 수석 사이 문자메시지, 감사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고리로 공세를 펼쳤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법, 공작, 하청 감사로 대표되는 유 사무총장의 문자 보고와 함께 민간인 사찰을 방불케 하는 공직자 사찰은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유 사무총장과 이 수석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또’란 표현과 ‘무식한 소리’란 단어를 들어 친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사무총장은 “이 수석과 소통할 일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며 “이 수석은 정책 전문가고 저는 사정 전문가인데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겠느냐”고 부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유 사무총장과 이 수석 사이 연락 경험을 물는 과정에서 유 사무총장이 증언을 거부한다며 위원회 전체 의결로 정식 고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 사무총장은 논란이 된 5일 문자메시지가 이 수석에게 보낸 첫 문자 메시지인지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묻자 “따로 답변드리지 않겠다”며 “기억도 흐릿하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이날 국감은 오전 10시12분부터 열렸지만 ‘의사진행발언권’을 둔 여야 사이 공방으로 9분 만에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