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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06-15 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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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발전자회사의 상장을 위해서는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과거에도 발전자회사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이 때문에 발전자회사 상장이 순조로우려면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어 발전자회사 상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명분과 실리가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전, 발전자회사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까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2016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이른 시일 내에 상장 가능성이 높은 발전자회사는 남동발전과 한국수력원자력공사”라며 “나머지 발전자회사들의 실적개선과 함께 한전을 포함한 발전자회사의 이익 안정성이 보장돼야 상장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을 발표하며 한전의 발전자회사 5곳을 포함한 에너지공기업 8곳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한전 발전자회사의 상장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이 과거 남동발전의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했을 당시와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1년 한전의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분사한 뒤 남동발전을 증시에 상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이 생각한 가격과 시장의 가격이 달라 상장이 무산됐다.

정부와 한전은 당시 남동발전의 공모가가 장부가인 주당 2만7500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상장 주간사가 제시한 공모 희망가는 한국전력의 당시 PBR(0.5배)를 고려한 1만6천 원~2만 원이었다.

결국 정부와 한전은 PBR 1배 밑으로 지분을 팔게 되면 헐값에 공기업을 매각했다는 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상장작업을 중단했다.

PBR은 주가를 한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PBR이 1배 미만인 경우 회사를 청산하고 주주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장부가보다 현재 주가가 낮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한전의 올해 예상실적을 놓고 한전의 PBR을 0.4~0.5배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남동발전이 상장에 실패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PBR 0.5배를 적용해 남동발전 주식 30%가 상장되면 한전은 약 6685억 원의 매각손실을 보게 된다.

한전과 발전자회사가 서로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 불투명해 이익안정성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없는 점이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이유로 꼽힌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발전자회사의 전력 도매 판매단가는 수치적 근거가 불명확한 정산계수, 연료별 비차별적인 용량요금, 탄소배출권 미반영 등 제도가 투명화되어 있지 않다”며 “제도 개선이 없다면 발전자회사 상장시 적정 기업가치가 한국전력의 PBR을 넘어서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도 “요금 산정기준과 적정 투자보수율의 투명화는 민간자본참여 확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와 한전이 발전자회사를 상장하려는 데 대해 실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한전이 과거 발전자회사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업황호조에 따라 시장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매출 58조9577억 원, 영업이익 11조3467억 원을 내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에 삼성동 부지를 매각해 당기순이익도 13조4139억 원을 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현재 유가수준이 지속되면 앞으로도 몇 년 동안 이익 증가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모든 것이 좋은 시점에서 발전자회사를 굳이 매각해야 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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