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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미국 주도 '칩4 동맹' 난항 전망, "각국 이해관계 충돌이 방해 요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9-13 10: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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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을 포함하는 반도체 국가 연합체 ‘칩4 동맹’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뜻대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칩4 동맹에 반대하는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한일 관계 불안, 미국의 무리한 기술 공유 요구 등이 변수로 자리잡고 있어 해당 국가들과 미국의 이해 관계 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 미국 주도 '칩4 동맹' 난항 전망, "각국 이해관계 충돌이 방해 요인"
▲ 미국에서 주도하는 '칩4 동맹' 구축 노력이 뜻대로 진행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과 미국 반도체 관련 이미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미국이 아시아 지역의 동맹 국가들을 칩4 연합체에 참여하도록 움직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부에서 나오는 우려와 긴장감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당초 8월 말까지 칩4 동맹에 참여할 국가를 대상으로 확답을 받고 예비회의를 개최해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미국 정부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면서 논의가 지연됐고 예비회의 일정도 9월 중순까지 늦춰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과 국가들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이 미국의 칩4 동맹 구축 시도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바라봤다.

칩4 동맹은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인재 양상, 연구개발 및 지원 정책에 관련해 활발하게 논의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에서 궁극적으로 추진하는 목적은 중국의 주변 국가들과 협력해 중국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칩4 동맹에 관련한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뒤 약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칩4 동맹에 반발하는 중국의 무역보복 가능성,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 대만을 독립 국가 자격으로 협의체에 포함하는 일 등에 관련해 의견이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IT기기 생산의 약 40%를 책임지는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특정 국가를 상대로 보복에 나선다면 이는 국가 차원의 큰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한국, 최대 시스템반도체기업 TSMC를 보유한 대만, 소재와 장비 주요 수출국인 일본이 모두 영향권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가 칩4 협의체를 통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내걸고 무리한 수준의 반도체 기밀을 공유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게 TSMC, 또는 마이크론 및 인텔과 반도체 기술을 공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반도체기업들 사이 경쟁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가들 사이 반도체 협력에 관련한 주도권을 미국이 쥐게 된다면 이처럼 무리한 압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칩4 동맹 참여와 관련한 논의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을 연합체에 포함하는 일 자체가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앞세우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어긋나기 때문에 큰 반발을 사게 될 수도 있다.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 등으로 빚어진 외교적 마찰을 완전히 뒤로 하고 칩4 동맹을 통해 전면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당장은 쉽지 않은 일로 꼽힌다.

결국 국가별로 이처럼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칩4 동맹 구축 시도가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 경제안보 분야 고위관계자 출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국가 연합체는 모든 참여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한국과 대만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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