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기업공개(IPO)로 선회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1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본입찰은 애초 5월 초로 예정됐으나 여전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3곳이 모두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매각자와 매각주간사는 본입찰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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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호 로젠택배 사장. |
로젠택배 매각주간사인 JP모간은 3월 예비입찰에 참가한 인수후보 5곳 가운데 글로벌 물류기업인 DHL과 UPS 등 전략적투자자(SI) 2곳과 재무적투자자(FI)인 국내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합쳐 모두 3곳을 입찰적격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인수전 불참을 검토하고 있고 DHL과 UPS도 가격차이를 이유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택배 본입찰은 당초 5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인수후보들이 실사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면서 30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이 후보들이 인수의지를 접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HL이나 UPS가 매물에 대한 관심보다는 한국의 택배시장과 업계를 들여다보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수 있다”면서 “인수후보 가운데 일부는 예비실사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돈다”고 말했다.
로젠택배의 대주주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는 로젠택배의 기업공개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말 처음 매물로 나왔지만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던 현대백화점과 쿠팡 등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그 뒤로 계속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젠택배는 CJ대한통운, 한진, 현대로지스틱스에 이어 국내 4위의 택배회사다.
로젠택배는 KGB택배의 지분 72.2%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를 합친 시장점유율이 10~11%대에 이른다. 시장점유율 3위인 한진택배와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2852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9%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 현대로지스틱스의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각각 3.3%, 2.8%, 2.6%에 그친다.
베어링PEA는 2013년 미래에셋PE로부터 1580억 원에 로젠택배를 인수했다. 베어링PEA는 로젠택배 지분 100%의 가격으로 4천억 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