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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하림 가정간편식 아직 '조리중', 김홍국 프리미엄 '고집'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6-17 16: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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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하림 가정간편식 아직 '조리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 프리미엄 '고집'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보이고 있다. <하림그룹>
[비즈니스포스트]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하림의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하림을 국내 닭고기 유통업계 1위로 만든 '프리미엄' 기조를 이어가 가정간편식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고향인 전북 익산에 가정간편식 생산공장 '퍼스트키친'를 구축했다. 가정간편식 '구독경제'의 한 축인 '온라인 물류센터'를 완성하면 김 회장의 구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종합식품기업 도약의 발판 '퍼스트키친'

16일 현장을 방문한 하림의 '퍼스트키친'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하림의 익산 퍼스트키친은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면적 12만3429㎡(3만6500평) 규모로 들어선 생산공장이다. 520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공장은 모두 3개 구역(K1, K2, K3)으로 구성됐다. K1구역에서는 육수와 냉동 주먹밥, 만두 등 가정간편식이 생산된다.

퍼스트키친에 입장하기 전에는 청결을 위해 덧신을 꼭 착용해야만 한다. 화장실에도 자동문이 설치돼 있다. 용무를 마치고 자동 손소독기를 사용해야만 다시 화장실 문이 열리는 점도 인상적이다.

위생과 청결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하림의 엄격함이 느껴졌다.
 
안내를 맡은 하림 직원은 ‘신선하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나갈 수 없다’는 김 회장의 철학을 관철하기 위한 최신 생산시설과 엄격한 위생기준 등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식품공장의 생산환경과 비교한다면 차별점이 확실하게 느껴졌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K2구역에서는 하림의 라면 제품 ‘더미식 장인라면’과 ‘더미식 유니자장면’이, K3구역에서는 즉석밥 제품 ‘더미식 밥’이 생산된다.

김 회장의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을 향한 집념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더미식'인만큼 다른 제품들과 달리 전용 생산구역을 배정한 것이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하림의 닭고기 유통 수직 계열화 이점을 활용해 만드는 제품이다. 하림은 익산 도계공장에서 닭뼈를 공급받아 반죽물과 액상스프를 위한 육수를 우려내는데 사용한다.

더미식 밥의 생산공정에서는 위생과 밥맛을 위한 연구개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클래스100’(1입방 피트에 0.5㎛ 먼지가 100개 이하) 수준의 클린룸에서 물붓기(가수)와 밀봉(실링) 과정이 이뤄져 첨가제를 배제할 수 있다. 물과 쌀만으로 밥을 짓고 밥알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분사식으로 뜸을 들인다고 하림은 설명했다.
[오늘Who] 하림 가정간편식 아직 '조리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 프리미엄 '고집'
▲ 하림 퍼스트키친 전경, <하림그룹>
김홍국의 진심은 시장에서 통할까? 의문 시선에도 정면돌파 의지

더미식 장인라면과 더미식 밥의 생산과정을 지켜보면 김 회장이 강조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김 회장이 2021년 10월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 행사에서 라면을 직접 끓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도 프리미엄 전략을 향한 진심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다만 늘어난 생산비용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라면이 과연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 식품업계의 의구심도 상당하다. 서민의 음식으로 여겨지는 라면과 즉석밥에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반응도 아직은 미적지근하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출시 한 달만에 판매량 300만 봉을 기록했다. 하지만 판매 속도가 둔화하면서 5월 집계한 누적 판매량은 1200만 봉에 그쳤다. 

더미식 밥 역시 즉석밥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한 제품이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품 가격이 너무 높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 더미식 브랜드의 공식 스마트스토어를 보면 낱개 기준으로 더미식 장인라면은 2200원, 더미식 밥은 2300원, 더미식 유니짜장면은 4천 원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마케팅 전략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림은 5월 더미식 밥의 출시기념 행사에서 ‘무첨가제’ 마케팅을 들고 나왔다. 첨가제를 쓰지 않아 다른 기업과 달리 밥에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첨가제 사용이 문제가 없는데도 마치 문제인 것처럼 만들어 소비자 불신을 초래한다는 식품업계의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림 관계자는 “판매량 및 마케팅 전략 등과 관련해 일부 냉랭한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하림은 이제까지 없던 프리미엄이라는 선택지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두고 계속해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김 회장의 가정간편식 ‘구독경제’ 구상, 열쇠를 쥐고 있는 온라인 물류센터

하림 공장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따로 있다.

퍼스트키친의 K1구역과 K2구역 사이에서는 2023년 9월 완공예정으로 온라인 물류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하림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완공되어 하림이 자체 플랫폼을 거쳐 판매한다면 프리미엄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림이 그린 청사진에 따르면 각 구역에서 생산된 제품은 자동화 설비를 통해 온라인 물류센터로 운반된다. 이후 자체 플랫폼 '글라이드'를 통해 주문받은 제품을 배송하면 물류비를 절약하고 중간유통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하림의 '가정간편식 구독경제'라는 비전에서도 한 축을 맡게 된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의 다양한 제품들로 식사를 해결하는 가정간편식의 구독경제화를 내다보고 있다”며 “K2구역의 일부를 비워둔 것도 신제품 생산을 염두에 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림이 생산공장의 이름을 '퍼스트키친'으로 정한 이유도 향후 구독경제를 염두에 둔 행보로 여겨진다.

퍼스트키친은 주방이 조리공간에서 식사공간으로 변모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개별 가정의 조리공간을 한 곳으로 모아 고객의 끼니를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림은 2018년 자회사 글라이드를 출범시켜 온라인 식품판매 플랫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명의 온라인 플랫폼 글라이드는 2020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글라이드는 2021년 매출 41억 원, 영업손실 81억 원을 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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