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총리직에서 물러나며 재임 기간의 소회를 밝혔다.

홍 부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지난 3년 반을 돌이켜보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일본의 부당 수출 규제, 코로나19 발생 등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며 “하루하루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절박한 심정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재직시절을 돌아봤다.
 
‘최장수 부총리’ 홍남기 퇴임, “새 정부에 재정 준칙 제도화 부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그 어느 나라보다 선방하며 방역과 경제를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홍 부총리는 “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경제 수준을 회복했고 5분위 배율 등 3대 분배지표도 모두 개선되는 가운데 지난해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만5천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를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 추진, 국민 취업 지원 제도 도입 등 평상시 추진하기 어려웠던 고용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로 삼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제 대비와 같은 미래 대비 노력을 각별히 병행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다만 아쉬움이 남는 과제로 부동산 시장 문제를 꼽았다.

그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했다”며 “앞으로 시장의 하향 안정적 기조가 확실히 착근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재정 준칙의 제도화 등 재정 관리에 관한 당부도 남겼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다른 나라처럼 재정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불가피하게 국가채무의 빠른 상승으로 귀착됐다”며 “새 정부에서 재정 준칙을 조속히 법령으로 제도화하는 등 중기 재정 관리에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재부 직원들에게 “일 좋아하고 꼼꼼한 장관 만나서 고생 많았다”며 “장관실 보고 과정에서 칭찬이 박했다면 갈 길 바쁜 장관이 ‘마음이 바빠 그랬겠지’하고 너그럽게 헤아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 부임해 3년6개월 동안 재직했다. 역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가운데 최장수 재임 기록을 남겼다.

후임인 추경호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새 정부 출범 직후 곧바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