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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경영진 대폭 교체설, 중흥그룹 '독자경영' 약속 뒤집나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02-24 11: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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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임원인사를 놓고 '양보'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흥그룹이 독립경영 약속과 달리 내부승진 대신 중흥 쪽 인물이 요직에 전진배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로 양쪽의 화학적 결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우건설 경영진 대폭 교체설, 중흥그룹 '독자경영' 약속 뒤집나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2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기업결합심사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중흥그룹이 잔금을 치르면 대우건설 인수는 완전히 마무리된다. 

애초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추정되는 기업결합에 해당해 공정위 심사 통과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바라봤다. 

이처럼 인수 절차는 마무리되고 있지만 두 기업의 매끄러운 통합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흥그룹이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을 포함해 임원진을 대거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얘기도 나돈다.

중흥그룹은 애초 독립경영을 약속하며 대우건설 내부 인사로 새 임원진을 구성할 것처럼 했는데 최근 기류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흥그룹은 오는 28일 열릴 대우건설 주주총회에서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 체제에서 영입됐던 임원들이 물러나는 만큼 이번 임원인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외부 인사가 들어오는 것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내부에서 검증된 인사가 승진하는 것을 원하고 있어 보인다”며 “다만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해도 자금흐름과 사업 진행상황을 살필 수 있도록 중흥그룹 쪽 인사도 대우건설에 있어야 하는데 절충점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규모 임원인사를 진행할 때 일괄사표를 받고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대우건설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기자들에게 대우건설 임원진 구성을에 대해 "차기 사장 승진은 내부에서 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대우 쪽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최고경영자는 내부에서 뽑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외부에서 데려올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보현 헤럴드경제 부사장이 대우건설 인사본부장을 맡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보현 부회장은 정창선 회장의 사위이자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중흥 쪽이 애초 독립경영을 약속했음에도 인사권을 쥐고 경영에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의심의 시선이 퍼지고 있다. 반면 중흥그룹은 대주주로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보현 부사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 승인을 받지 못해 사내이사 후보에서 제외됐다. 

김 부사장은 2020년 공군 준장으로 퇴역했는데 퇴직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아 공직자 윤리법이 규정하는 취업심사대상자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취업심사대상기관의 업무관련성 여부 등에 관한 심사가 필요했고 공직자윤리위는 재직했던 기관과 대우건설 사이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중흥그룹은 법리검토를 거친 뒤 이의제기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흥그룹은 이번 달 초까지 대우건설 노조에서 제시한 서면 합의를 일부 거부하며 인수조건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애초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실무협의 과정에서 김보현 부사장의 주도로 이는 법적 구속력을 갖추지 못한 ‘협약서’로 바뀌었다.

양쪽의 갈등은 백정완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의 중재 끝에 지난 7일 협상이 타결됐다. 

중흥그룹은 이 과정에서 독립경영 보장, 대주주 및 계열사 사이 거래 제한, 고용보장과 노동조합 활동의 인정, 조합원의 처우 개선, 매각 격려금 지급, 협약서 이행보장 관련 재협상 진행 등의 노조의 요구사항 상당 부분을 수용했다.

중흥그룹은 이런 통합 노력과 별개로 이번 임원인사만큼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은 만큼 잔금을 치루고 최종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인수후통합(PMI)을 위해 대우건설 임직원들과 화학적 결합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며 “다만 대우건설 임원인사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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