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동남아시아 시장 요충지로 인도네시아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시절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캄보디아 등에 자회사를 세우면서 KB국민카드 글로벌 사업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데 전체 계열사의 글로벌 부문을 책임지게 된 만큼 강점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7일 KB국민은행과 KB증권 등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면서 신남방정책 거점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1분기 안으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의 승인을 받아 현지 증권사인 밸버리증권 지분 65%를 약 550억 원에 확보하기로 했다.
2017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데 이어 5년 만에 인도네시아를 다음 공략지로 정한 것이다.
밸버리 증권은 전국 18개 지점망을 보유해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밸버리증권의 자회사인 밸버리자산운용도 손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베트남 법인을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밸버리증권을 현지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증권회사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B금융그룹은 현재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지역 요충지로 보고 주요 계열사들을 발빠르게 진출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지역에 진출하는 KB금융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모색하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KB증권이 법인 출범을 가시화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그룹의 계열사는 모두 5개로 늘었다.
앞서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KB국민은행을 비롯해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KB캐피탈이 진출해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을 2.8%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시너지 구축의 선봉역할을 해야 할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부코핀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은 현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021년 실적이 다소 감소했으나 KB국민은행의 증자 참여를 바탕으로 신규고객 확보, 자산 양질화, IT인프라 개선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KB부코핀은행은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IT인프라 구축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확산되며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부상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특징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외국계 자본의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된다면 과거 2014~2019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인 5.0%를 회복할 것으로 KB국민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전체의 글로벌·보험부문 총괄을 맡게된
이동철 KB금융지주 부회장이 계열사간 시너지 확보와 KB부코핀은행 정상화에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받는다.
올해부터 KB금융그룹은 지주 내 4개 '비즈그룹'을 바탕으로 전체 계열사의 중심을 잡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 허인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과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각각 △글로벌부문·보험부문 △개인고객부문·자산관리(WM)·연금부문·중소기업(SME)부문 △디지털부문·IT부문, △자본시장부문·CIB부문을 맡는다.
이 부회장 앞에는 KB국민카드 글로벌 사업의 포문을 열었던 강점을 이제는 계열사 전체에 적용해야하는 과제가 놓이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4년간 KB국민카드를 이끌었던 이 부회장은 재임기간에 KB국민카드의 해외사업 활로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국 여신전문금융회사 KB제이캐피탈,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 인도네시아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 등 KB국민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3개 해외자회사가 모두 이 부회장이 재임 때 일궈놓은 곳들이다.
이 부회장은 KB금융그룹에서 전략전문가로 손꼽힌다.
KB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전략기획부장, 미국 뉴욕지점장을 거쳤으며 이후 KB금융지주에서 전략담당 상무, 전략시너지총괄, 전략총괄 부사장 등 요직을 지냈다.
2016년 현대증권(현재 KB증권) 인수전 당시 인수태스크포스팀장, 통합추진단장을 맡아 현재 KB증권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