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자)' 맞춤형 공약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30세대 지지율 에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3일 국민의힘 안팎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가 2030세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책행보에 집중하며 '세대포위론'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대남 맞춤형 공약 이어가는 윤석열, 중도층 확장 효과는 물음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세대포위론은 기존 국민의힘 지지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 더해 2030세대 청년층의 지지를 얻으면 자녀들이 부모 세대까지 설득하게 돼 다양한 세대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앞서 윤 후보는 설 연휴 기간 페이스북에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하겠다"며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배치' 여섯 글자를 적으며 미사일 방어망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윤 후보는 이전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강화, 군 장병 월급 200만 원 등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렸다고 지적한 점이나 사드 문제가 대중국 외교와 맞닿아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반중국' 정서가 큰 2030세대를 노렸다는 것이다.

특히 20대는 한복이나 김치 종주국 논란 등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한 반감이나 인권문제 등으로 다른 세대보다 반중감정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굉장히 중국 편향적 정책을 썼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대남에 무게를 둔 선거전략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어느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길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30세 미만에서 윤 후보는 37.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1.2%의 지지를 얻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38.9% 집계돼 이 후보(27.6%)를 앞섰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건강보험료 문제는 청년층 이외에 보수층이 가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 반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층 결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세운 것처럼 보수당 대선후보로서 선명성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문재인 전략을 펴는 윤 후보로서는 북한 및 중국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재인 정부와 대비되는 모습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런 전략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윤 후보가 내건 공약이 이대남 전체를 대변하는게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앞선 여론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윤 후보가 20대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이대남 일부 계층이나 보수층 입맛에 맞는 공약이 중도층과 무당층까지 효과적일지는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이런 공약에 대해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표퓰리즘에 기댄 정책이라는 지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외국인 건강보험 제도 개편 공약과 관련해 "외국인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고 갈등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이라며 윤 후보를 맹비난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무식해서 용감한 건가"라며 "국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보 심리를 자극해 표를 얻어보려는 안보 포퓰리즘 행태가 충격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비판 및 혐오정치 조장 지적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윤 후보의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 공약은 제도적 허점을 개선해 소중한 국민 혈세가 누수되는 것 방지하겠다는 취지"라며 "외국인 혐오와 전혀 무관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혐오를 조장하고 본질을 호도하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민주당에서 저를) 전쟁광이라고 얘기하는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 임무"라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