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유통공룡 롯데’의 위상을 어떻게 회복할까?
‘소비자에 집중하면 살 길이 있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평소 생각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변화도 ‘고객 중심 경영’에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상현 롯데그룹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가 현재 공식적으로 취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사업을 다양한 경로로 챙겨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11월25일 실시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에 내정됐다. 하지만 기존에 맡고 있던 홍콩 소매유통회사인 DFI리테일그룹 대표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아직 싱가포르에 머물러 있다.
롯데그룹은 그의 상황을 고려해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김 부회장의 정식 인사 발령 시기를 2월1일자로 잡았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현재 시간이 될 때마다 한국 롯데그룹 본사를 방문해 사업을 챙긴다는 것이 롯데쇼핑 관계자의 설명이다. 방문이 여의치 않으면 화상회의도 병행하고 있다.
김 부회장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지는 아직 내부적으로 공유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르면 정식 인사발령을 앞둔 설 연휴 직전에 미래 청사진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동시에 롯데그룹 유통군에 도입된 HQ(헤드쿼터)체제도 완성할 것으로 여겨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1년 11월 정기 임원인사와 동시에 조직개편도 실시하면서 롯데그룹 주요 4개 사업군인 유통과 화학, 호텔, 식품에 HQ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HQ체제가 기존 비즈니스유닛(BU)체제와 비교해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이라고 설명한다. 각 사업군을 이끄는 총괄대표가 사업군에 포함된 계열사들의 재무와 인사 기능을 일부 이끌 수 있도록 한 것이 HQ체제의 특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그룹 유통군은 아직 HQ체제를 완성하지 않은 상황이다”며 “예단할 수 없지만 김 부회장이 설 연휴를 전후해 별도의 인사를 실시해 HQ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여태껏 여러 유통기업을 거치며 했던 발언을 종합하면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고객에게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 부회장은 그동안 여러 유통기업을 거치며 항상 소비자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2016년 1월 홈플러스 대표에 취임했을 때부터 “고객의 편의를 중요시하면 회사의 효율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유통업이 살 길은 오로지 소비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의 고객 중심 경영은 '뺄셈 경영'과 맥이 닿아 있었다.
그는 홈플러스를 맡을 당시 “물건이 많은 것보다 소비자가 사고 싶은 물건을 적재적소에 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형마트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물건을 사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는 곳인 점을 직원들에게 수천 번 당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매장에서 취급하는 물건의 수를 과감하게 줄였다. 불필요한 매대를 치우고 경쟁력 낮은 자체브랜드 상품도 과감하게 정리했다. 대신 주요 소비층을 파악해 대표상품을 홍보하고 이들의 편의성을 높인 매장구조로 탈바꿈하는데 주력했다.
물론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매대 수를 줄이면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가 상당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원칙을 뚝심으로 밀어부쳤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홈플러스는 2016~2017년 회계연도(2016년 3월~2017년 2월)에 영업이익 3100억 원을 냈다. 직전 회계연도에 영업손실 2500억 원을 봤던 것을 취임 1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가 고객 중심 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운 뒤 이와 부합하지 않는 사업행태를 과감히 줄이는 방식으로 성과를 냈던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이 전격적으로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부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은 그가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내정된 지 2주일여 만인 2021년 12월13일 롯데그룹 사내망에 올린 편지 형식의 글에서도 드러난다.
김 부회장은 당시 “고객과 접점에 있는 모든 직원을 섬기는 리더십이야말로 고객 중심의 시작점이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신속히 파악해 실행으로 옮기고 고객을 위한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고객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려면 소비자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을 콕 집어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그룹은 과거 명실상부 유통업계 1위 기업이었다. 하지만 수 년 동안 경쟁력 강화에 성과를 내지 못한 탓에 현재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e커머스 등 여러 유통채널에서 경쟁기업들에게 밀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에 가장 많은 백화점 점포를 가지고 있지만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경쟁기업과 비교해 고급화 점포 이미지에서 밀린다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주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를 여전히 뒤쫓고 있으며 ‘
신동빈의 야심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그룹의 온라인 통합쇼핑몰 롯데온 역시 e커머스업계의 후발주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환골탈태를 이끌어내는 것은
김상현 부회장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김 부회장이 롯데그룹 출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단번에 부회장 직급으로 유통군 총괄대표 앉은 것은 그만큼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위상 회복을 절실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2022년 주목 CEO]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그래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세상이 언제 끝날지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022년은 초대형 정치이벤트인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치러진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경영계도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인물은 누가 있는지, 이들 중 과연 누가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이 사람을 주목한다. [편집자주]
7.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이사 겸 한화에너지 지주부문 대표이사 사장
8.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9.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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