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가 연구조직을 신약개발과 HB&B(건강기능식품·화장품·음료) 등 부문별로 더 세분화했다.

강 대표는 기존 제약바이오사업에 이어 HB&B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번 연구조직 정비는 신약개발 목표를 명확히 하는 한편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HB&B사업에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HK이노엔 건기식 연구 강화, 강석희 컨디션 헛개수 잇는 제품 만든다

▲ 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


6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최근 연구조직 개편이 이뤄져 전문의약품과 HB&B 개발이 분리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HK이노엔 연구조직은 연구개발총괄 아래 연구소, 임상개발실, 사업개발실, C&G(세포·유전자 치료제)사업단, 연구개발전략실 등이 운영되는 구조였다. 연구소 산하에는 신약연구센터, 바이오기술센터, HB&B연구개발팀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사업별로 연구조직이 구분됐다. 먼저 바이오기술센터와 C&G사업단이 결합하면서 바이오연구소로 재편됐다. 

연구소 산하조직이었던 HB&B연구개발팀은 별도로 빠져나와 HB&B개발센터로 격상됐다. 또 연구소는 신약연구소로 이름이 바뀌며 합성신약 중심 연구기관으로서 정체성이 뚜렷해졌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조직 정비가 강 대표가 추진하는 전문의약품과 HB&B의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기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 대표는 2024년 매출 1조 원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의약품사업뿐 아니라 매출 비중이 낮은 HB&B사업의 연구 기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HK이노엔 매출 가운데 HB&B사업 비중은 8.0%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컨디션(4.4%), 헛개수(1.8%)를 비롯한 음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HK이노엔은 지난해 6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틴,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 클레더마를, 지난해 8월 탈모·두피케어 브랜드 스칼프메드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HB&B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은 이런 브랜드들의 실적 기여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컨디션과 헛개수를 잇는 히트 상품을 만들지 못하면 강 대표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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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K이노엔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제품군.


강 대표는 앞서 9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HK이노엔은 음료사업에서는 자리 잡았지만 건강기능식품·화장품사업은 아직 꽃봉오리 단계에 있다"며 "2030세대와 어린이를 위한 건강기능식품과 다이어트, 먹는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K이노엔은 당초 CJ제일제당 계열사 CJ헬스케어였는데 2018년 한국콜마에 인수됐고 올해 8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강 대표는 CJ헬스케어 시절이었던 2015년부터 대표를 맡아 회사 주인이 바뀐 뒤에도 HK이노엔을 맡아 성장세를 지키고 있다. 

HK이노엔 매출은 2019년 5399억 원, 2020년 5984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은 3분기 누적기준 5604억 원에 이른다. 4분기 실적까지 포함되면 역대 첫 연간 6천억 원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조직 개편에 관해 “신약, 바이오, HB&B 등 연구분야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센터가 연구소로 승격되거나 팀이 센터로 승격되는 등 일부 조직 개편이 있었다”며 “핵심 신약인 케이캡의 육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별도 사업부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