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법인 설립, 플랫폼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수단을 기반으로 의약품 위탁개발(CDO)사업 성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존 림 사장은 의약품 위탁생산(CMO)에 이어 위탁개발(CDO)사업도 주력으로 키워 글로벌 선두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개발도 빠른 성장세, 존 림 개발기간 단축 앞세워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개발사업은 주력인 위탁생산사업 못지않게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위탁개발은 자체 세포주 및 공정개발 역량이 없는 중소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세포주·공정 및 제형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 등 서비스유형 매출은 641억 원으로 전체의 9.5%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연간으로 매출 622억 원(5.3%)을 냈는데 올해는 반 년만에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앞으로 위탁개발 실적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존 림 사장이 위탁개발에 무게를 싣고 여러 육성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외법인을 들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 수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센터를 세웠다. 샌프란시스코는 바이오기업 2500여 개가 밀집한 지역이다. 

샌프란시스코 연구개발센터는 고객사의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까지 지원한다. 약 3.5개월(14주) 안에 세포주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림 사장은 이런 연구개발센터를 장차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보스턴을 비롯한 다른 미국 지역, 유럽, 중국 등으로도 진출시킨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위탁개발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셈이다.

존 림 사장은 고객사에 신속한 위탁개발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9월 위탁개발 지원 플랫폼서비스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출범했다. 고객사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 신청까지 빠르면 9개월 안에 끝낼 수 있다.

다른 주요 위탁개발기업들에서 비슷한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상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림 사장은 에스셀러레이트를 알리며 “위탁개발서비스를 통해 고객사가 바이오의약품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변화하는 시장에 발맞춰 고객 만족을 실현하고 획기적 신약이 더욱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존 림 사장이 이처럼 위탁개발사업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위탁개발 자체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두는 동시에 기존 위탁생산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개발을 통해 개발한 의약품을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다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을 맡는 방식의 사업모델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위탁생산 물량의 50%를 위탁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2022년부터 부분 가동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역시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위탁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존 림 사장은 위탁개발과 위탁생산사업의 조화를 꿈꾸는 만큼 이미 세계 1위에 오른 생산능력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해서 증설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시와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존 림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위탁개발, 위탁연구 등 모든 바이오의약품사업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해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 본격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