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체코 공장 증설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주요 판매지역인 북미에서 반덤핑관세로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만큼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해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증설 고삐 죄, 강호찬 미국 부담에 유럽 공략 절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31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유럽 생산거점인 체코 공장에서 1700억 원을 들여 증설을 추진해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

체코 공장에선 현재 연간 300만 개를 생산하는데 2023년 증설을 마친 뒤 연간 11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보다 생산능력이 3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애초 강 부회장은 체코 공장이 처음 완공됐던 2019년에 시범가동을 빠르게 마치고 바로 2020년부터 증설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졌다.

강 부회장은 체코 공장 증설 일정이 늦어진 대신 올해 공격적으로 스포츠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유럽에서 넥센타이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기존에 후원하고 있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구단 맨시티와 후원계약을 연장했을 뿐 아니라 올해만 추가로 2개 축구팀과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 가운데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인 세리에A리그 소속 팀인 AC밀란은 세계적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클럽인 만큼 넥센타이어의 유럽 마케팅 강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마케팅은 강 부회장이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인 만큼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강 부회장은 2019년 오센과 인터뷰에서 “세계에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는 플랫폼이 스포츠마케팅이라고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부회장으로서는 유럽시장에서 기반을 다져놓는 일이 중요해졌다.

애초 유럽은 강 부회장이 체코 공장을 설립할 때부터 글로벌 타이어브랜드 톱10을 위해 선택한 승부처이기도 하다.

강 부회장은 체코 공장 준공식에서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유럽에 공장을 세움으로써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했다”며 “주요 자동차브랜드들의 고장인 유럽에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유럽 타이어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넥센타이어는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반덤핑관세 문제로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유럽에서 안정적 매출기반을 닦아야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5월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관세 부과 결정에 따라 14.72%의 관세를 물게됐다.

물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27.05%)나 금호타이어(21.74%)와 비교해 넥센타이어 반덤핑관세 자체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는 미국 수출물량을 담당할 해외 생산기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반덤핑관세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달리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을 제외하면 해외 생산기지가 중국 칭다오 1곳뿐인데 중국은 미국의 견제가 심하다. 넥센타이어는 국내공장 생산비중이 60%에 이른다.

신차용 타이어(OE)는 생산지를 변경하기 어렵지만 교체용 타이어(RE)는 한국에서만 생산하지 않으면 생산기지가 있는 국가와 미국의 무역협정에 따른 관세만 내면 된다.

더구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상운임비도 급등하고 있어 넥센타이어로서는 비용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만큼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에서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신차용 타이어(OE) 계약이 늘어나고 다시 생산물량 증대 등으로 이어지면서 선순환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유럽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