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가 적자를 내는 식육사업을 접고 가정간편식(HMR)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대표는 롯데푸드가 경쟁회사보다 비교적 가정간편식시장에 일찍 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성장속도가 뒤처지고 있어 가정간편식사업에 집중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푸드 가정간편식 집중, 이진성 CJ제일제당 임원 영입해 마케팅 강화

▲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


21일 롯데푸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해 가정간편식사업에서 매출을 지난해(2310억 원)보다 19% 늘린 2410억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수익성이 악화된 식육사업을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 김천공장의 식육사업 설비를 활용해 만두 등 냉동 가정간편식제품 생산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푸드는 올해 930억 원을 투자해 김천 공장의 증설작업을 마무리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성장사업에 투자를 위해서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차원에서 식육사업 중단을 결정했다“며 ”식육사업에서 활용했던 설비 등은 매각하지 않아도 육가공·가정간편식 제품 생산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마다 평균 10억 원씩 영업적자를 내던 부문이 정리되면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며 “식육사업 중단에 따른 매출공백은 가정간편식과 같은 성장사업 확대 등으로 보완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식육사업을 종료하면 롯데푸드의 수익성을 개선하게 돼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의 마케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는 10월부터 유명모델을 앞세워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진행한 소비자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가정간편식 기존 제품의 품질을 높인 제품과 새로운 제품도 내놓고 있다.

이는 가정간편식제품 전반적으로 품질을 높여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취임한 뒤로 가정간편식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로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 원에서 2020년 4조 원대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시장규모가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푸드는 2019년 냉동간편식으로 가정간편식 품목을 늘리면서 2022년까지 가정간편식사업에서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롯데푸드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쉐푸드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가정간편식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 1위 지위를 지키고 있으며 오뚜기(시장점유율 30%)와 동원F&B(시장점유율 7%)가 뒤를 잇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 식품계열사를 비롯해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가정간편식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롯데푸드의 쉐푸드는 새로운 도약이 절실한 상황에 놓였다.

결국 이 대표는 올해 9월 CJ제일제당 출신인 김국화 상무를 롯데푸드 마케팅부문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CJ제일제당에서 ‘비비고’ 국물요리와 ‘고메’ 상온간편식 등 굵직한 마케팅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6월에는 롯데푸드의 다른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라퀴진을 쉐푸드로 통합하고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푸드는 현재 식용유지와 육가공사업, 유가공사업, 단체급식 및 외식서비스사업, 가정간편식사업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