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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배터리 백신 현안 많다, 이재용 직접 미국 가 매듭 가능성

강용규 기자
2021-10-19   /  14:51:5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 5년 만의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사업장을 점검하고 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현장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등 신규투자를 포함해 삼성 계열사들이 미국에서 마주한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반도체 배터리 백신 현안 많다, 이재용 직접 미국 가 매듭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미국 출장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미국 입국을 위한 비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것은 201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첫 해외출장인 만큼 단순한 방문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들이 미국에서 안고 있는 현안들을 직접 점검하고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미국 새 파운드리공장 투자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5월에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 비공식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해 170억 달러(19조 원가량)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새 공장 설립 논의가 본격화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파운드리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별도의 공장단지를 신설해 현지 반도체 생산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반도체공장 특성상 투자규모가 크고 정부 관계자들과 활발한 소통도 중요한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후보지를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논의한 뒤 의사결정을 내릴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5개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한 뒤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존 파운드리공장이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시 근처에 있는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테일러시 의회는 14일 삼성전자 파운드리공장 건설과 관련한 지원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더욱 힘을 실었다.

이 결의안에는 삼성전자가 사용할 토지에 첫 10년 동안 재산세의 92.5%, 이후 10년 동안 90%, 그 다음 10년 동안 8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안이 담겼고 반도체공장 용수와 관련한 공급 및 지원도 포함됐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2030’을 목표로 두고 있는데 미국 파운드리공장 건설은 이런 계획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국에는 퀄컴, 엔비디아, AMD 등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에 이어 테슬라와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IT기업이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회사에 반도체 위탁생산 일감을 발주할 잠재 고객사들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새 파운드리공장을 짓는다면 현지 고객사들에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약속할 수 있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길에서 현지 주요 고객사 임원들과 만나 사업협력 확대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가 TSMC와 맞설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표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에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도했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공장 설립 계획도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서 챙겨야 할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세계 4위 완성차회사인 미국 스텔란티스와 전기차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합작법인 설립은 전기차배터리 제조사가 해외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배터리업체는 완성차회사와 함께 투자를 진행해 금전적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완성차회사는 합작법인에서 안정적으로 전기차배터리를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일찌감치 미국에서 사업을 진행해왔고 스텔란티스에도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SK온은 9월에 미국 포드와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현지 배터리공장을 짓는데 44억5천만 달러(5조 원가량)를 투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배터리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전기차배터리사업을 추진한다는 원칙적 합의만이 이뤄졌다”며 “투자 규모나 지역 등 세부 사안은 현재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미국에서 직접 스텔란티스 관계자들과 만나 배터리 협력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면 삼성SDI의 배터리공장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배터리공장 건설도 반도체공장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오너인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미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상업생산 관련된 현안을 점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백신 원액을 제공받아 병에 주입한 뒤 패키징하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모더나 경영진과 만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한국에서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한국 우선 공급이나 백신 핵심기술 이전 등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게 될 수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날 때 “이 부회장에게 반도체와 백신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뒤 경영활동으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미국 출장을 계기로 삼성의 여러 사업에서 진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6일 열리는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 1심 선고공판을 끝으로 한국에서 당면한 개인적 일정을 대부분 정리하게 된다.

미국 출장에 나서는 시기는 26일 이후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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