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균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물류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그룹의 전산을 관리하는 회사다. 지금껏 여러 분야에 걸쳐 사업을 운영해왔는데 최근에는 그룹 계열사를 넘어 외부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과 스마트물류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핵심사업인 빌딩자동화사업 등 BNC사업을 정리하면서 군살빼기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얼마나 빨리 스마트사업을 확장하는지가 포스코ICT의 미래 기업가치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포스코ICT는 스마트팩토리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사인 포스코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여러 제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 때문이다.
철강산업 특성상 각각의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이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하우를 쌓아왔다.
여기에 포스코ICT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더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물류사업은 인천국제공항의 물류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민간기업 등으로 고객사를 넓히고 있는 만큼 이 두 사업이 앞으로 포스코ICT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 포스코ICT, 포스코그룹 스마트화에 선봉
포스코ICT는 포스코그룹의 제조업계열사들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많은 일감이 남아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ICT는 사업부 조직별로 스마트IT사업과 스마트EIC사업, 스마트융합사업 등 3개 부분으로 나뉜다.
여기서 크게 스마트IT사업과 스마트EIC사업은 본사인 포스코와 관련한 매출로, 스마트융합사업은 포스코그룹 계열사와 대외사업 등을 포함한 매출로 분류할 수 있다.
포스코ICT의 스마트IT사업과 스마트EIC사업의 매출은 2020년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그동안 본사인 포스코의 양대 제철소에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데 투입이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스마트융합사업의 매출 비중이 늘어날 기회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제철소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화를 주문하고 있어 앞으로 그룹 계열사 수주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케미칼에서는 양극재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고, 포스코에너지도 지능형 발전소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스마트플랜트 건설사업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IT사업과 스마트EIC 등에서도 사업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본사인 포스코가 단위공정별 스마트팩토리 구축 성공사례를 모든 공장으로 확대해 디지털트윈 제철소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정우 회장은 2021년도 신년사에서도 철강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는데 이 바탕이 바로 스마트팩토리라는 점에서 본사에서 추가 수주물량을 따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제철소 공정 사이를 관통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꾀하면서 동시에 통합물류시스템을 구축해 가치사슬을 연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포스코ICT는 포스코 제철소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따른 매출이 2021년 1500억 원에서 2025년 4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정덕균, 포스코ICT 저수익사업 정리는 부담
정덕균 사장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포스코ICT의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포스코ICT에 노동조합이 생긴 것은 앞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포스코ICT지회(포스코ICT노조)는 2021년 6월25일 회사의 새 인사제도 도입을 반대하며 회사에 노동조합 설립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포스코ICT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포스코ICT 노조가 단독노조인 만큼 앞으로 회사와 단체협약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파악됐다.
정덕균 사장으로서는 임직원들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포스코ICT에 노조가 생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지만 포스코그룹 계열사로는 최초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계열 노조가 대표노조가 된 데 부담을 느낀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본사인 포스코에도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지회가 복수노조 형태로 설립돼 있지만 대표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포스코노동조합이 맡고 있다.
포스코ICT 안팎에서는 회사가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알려진 ‘신인사제도’와 관련해 직원들의 불만이 노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덕균 사장이 취임한 2021년 포스코ICT는 직원 10%가량 줄이는 명예퇴직을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과정에서 쌓였던 불만이 신인사제도 도입과 맞물려 커졌다는 것이다.
포스코ICT 노조에 따르면 신인사제도는 기존 기본연봉을 직무역량급으로 바꾸고 직무역량 시험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회사가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덕균 사장으로서는 사업재편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새 노조와 원만하게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중요해졌다.
◆ 포스코ICT 주가 상승할 수 있을까, 올해 영업손실 예상은 이미 반영
포스코ICT 주가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급격히 상승했지만 8월11일 종가기준으로 8천 원대가 깨지면서 최근 실적 감소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포스코ICT는 2021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856억 원, 영업손실 212억 원을 거둬 2020년 2분기보다 매출은 17.07% 줄었고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로 펼쳐 봐도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ICT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118억 원, 영업손실 112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5.43%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포스코ICT 주가는 포스코그룹의 스마트전략에 힘입어 장중 한때 934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이후 지속해서 7천~8천 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물류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이에 따른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주가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포스코ICT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낸 리포트에서 “포스코ICT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실적 부진보다는 그룹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및 스마트물류사업 잠재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 정덕균, 포스코 정보기획실장 지낸 IT기술 전문가
정덕균 사장이 본사뿐 아니라 직원들과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얼마나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앞으로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적으로는 본사와 중간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본사와 얼마나 잘 소통하는지가 중요한데 본사에서 최고정보관리책임자를 역임한 만큼 이 부분에서는 기대를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덕균 사장은 포스코ICT 솔루션개발센터장과 스마트IT사업실장을 지낸 이후 본사인 포스코로 복귀해 최고정보관리책임자 역할인 정보기획실장을 지낸 인물로 누구보다 본사의 IT정책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ICT가 본사와 계열사에 스마트팩토리 등의 사업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만큼 본사와 소통 능력도 핵심 능력으로 꼽히는데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직원들과 소통도 중요해졌다.
포스코ICT에서 노동조합이 처음 설립된 만큼 이들과 원만한 관계형성을 잘 쌓는 것이 2022년부터 수익성 강화에 필수적이다.
포스코ICT 내부에서는 정덕균 사장이 일반 직원들과 자주 만나며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