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에 해외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힘을 쏟는다.  

다른 건설사들이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는 것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 해외 대형프로젝트 수주 집중, 최성안 수익성도 자신

▲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20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이 하반기 해외수주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수주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모두 149억 달러(16조 원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규모는 물론이고 개별 프로젝트 수준에서도 다른 국내 건설사와 비교해 규모가 크다.  

현대건설은 토목, 건축, 플랜트 등 다양한 수주에 나서고는 있지만 보수적으로 프로젝트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 특수지역이나 액화천연가스(LNG)와 같은 특별한 부문에서 수주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DL이앤씨와 GS건설은 최근 해외 플랜트사업부문의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초대형 프로젝트보다는 규모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일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1조 원이 넘는 해외 메가 프로젝트는 관리가 어렵고 자칫하면 손실을 볼 위험이 커 수주를 지양하고 있다”며 “3천억~5천억 원 수준 프로젝트를 여러 개 수주해 수익을 남기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하반기 수주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라인(24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의 줄루프(30억 달러)와 자프라가스전(25억 달러), 아랍에미리트 하일앤가샤(45억 달러) 등 굵직한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되어 있다.

다른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큰 해외 프로젝트 규모가 10억 달러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개별 수주 파이프라인의 규모가 큰 것이다. 

특히 오일앤가스(O&G) 프로젝트가 대부분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거나 취소됐던 사업들이 하반기에 몰려 나오는 것이다.

앞서 4월 사우디아라비아 줄루프 프로젝트의 입찰초청서(ITB)가 발급되었고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자프라가스전도 프로젝트 범위를 조정한 뒤 7월8일 기업들에게 수정된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중동의 대형 업스트림(생산) 프로젝트가 다수 중단되거나 프로젝트 업무범위가 조정됐다”며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중동의 대형 업스트림 프로젝트 입찰 마무리가 집중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최성안 사장은 올해 6조 원의 신규수주를 목표로 제시했다. 화공 프로젝트에서 3조5천억 원, 비화공 프로젝트에서 2조5천억 원을 수주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대보다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미 상반기에 국내외에서 모두 3조 원이 넘는 수주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에 해외에서 17억2109만 달러(약 1조9400억 원)를 수주하고 상반기 해외에서 21억5400만 달러(약 2조4300억 원)의 수주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AGIC의 프로판탈수소(PDH)&유틸리티기반시설 (7350억 원) △태국 올레핀 플랜트 개보수 (1400억 원)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1조2천억 원) 등이다. 

최 사장은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 확대는 물론이고 수익성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해외플랜트사업 전문가를 대거 승진시켰는데 이는 해외현장의 관리를 강화하고 수익성을 단단하게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기본설계(Feed)와 연계하는 EPC(설계, 조달, 시공)사업 비중을 2025년까지 5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기본설계수행으로 EPC수주 확률을 높이고 높은 설계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설계, 조달, 시공의 전체 진행으로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주할 때 내부 검증절차를 강화했다”며 “확실하게 수익성을 검토를 하고 해외 수주 프로젝트에 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으로서는 해외현장에서 리스크 관리에 성공하면 풍부한 수주를 기반으로 중장기 실적 증가를 이어갈 수 있다.

최 사장은 3월1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디지털기술혁신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만전을 기해 지속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