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시스템스와 아모그린텍이 정부에서 ‘나노융합2020’사업을 마무리하고 이를 더 발전적으로 계승한 ‘나노융합2030’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수혜를 지속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나노융합기술 사업화 지원 플랫폼 구실을 하던 나노융합2020사업의 후속사업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내놓아 관련 기업이 사업기회를 계속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크시스템스 아모그린텍, 정부 나노융합2030사업 힘입어 수혜 지속

▲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이사(왼쪽)와 송용설 아모그린텍 대표이사.



나노융합2020은 대학·공공연구기관 등 공공부문의 나노기술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계에 적용해 새 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정부는 8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나노융합2020 사업을 마무리하는 ‘최종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이 보고회를 통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1437억 원을 투자했으며 2021년 3월 기준으로 △사업화 매출 7050억 원 △사업화 성공기업 51개 △사업화 제품 85건 △특허 출원 426건·등록191건 △고용창출 740명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나노기술(NT)는 다양한 기술과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노융합2020사업은 이런 나노기술의 특성을 살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 경재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원과제 93개 가운데 95%가 소재부품장비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보고회에서 성과물 10건이 전시됐다. △파크시스템스의 나노융합 현미경 시스템 △씨아이에스의 2차전지 분리막용 알루미나 나노분말 △브이에스아이의 탄소나노튜브 기반 디지털 엑스선 소스 등이다.

정부는 나노융합2020사업을 통해 구축한 정부부처 사이 긴말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나노융합2030사업을 기획해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노융합2030사업은 탄소중립과 빅3산업(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 한국형 뉴딜 등 정부정책과 나노기술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파크시스템스와 아모그린텍이 계속해 수혜를 볼 수 있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AFM)을 개발·생산·판매하는 나노계측기기 전문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을 개발한 연구팀 출신의 박상일 대표이사가 설립했으며 원자현미경의 구동원리나 방식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1981년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응용물리학, 원자학분야 연구를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다녔다. 1987년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원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캘빈 퀘이트 교수를 스승으로 뒀다. 

원자현미경은 시료의 형상과 물성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비로 생명과학, 소재화학, 디지털기기,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파크시스템스가 나노융합2020사업 지원을 통해 ‘원자현미경과 광학현미경을 결합한 반도체공정용 검사장비’를 사업화했다고 8일 설명했다. 이 제품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정책과 연계된 성과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기 위해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크시스템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대만의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23년까지 경기 과천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대규모 신사옥, 생산 및 연구센터(R&D)센터 건립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1천억 원 이상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파크시스템스는 5월 기준 수주잔고 320억 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어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달성했다”며 “원자현미경시장이 초기 국면임을 고려하면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아모그린텍은 2004년 설립되어 나노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IT·전기차·에너지 관련 다양한 나노 소재 및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은 첨단소재, 기능성소재부품, 환경소재 등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고효율 자성부품, 나노 멤브레인 등 주요 품목 성장세가 2021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인산리튬철(LFP) 제조 방법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인산리튬철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자체 공장에서 패키징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글로벌 풍력터빈 전기제어시스템업체와 전기기관차를 만드는업체에 납품을 시작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효율 자성부품 양산에 성공했다. 이는 전력변환장치에서 에너지 변환효율을 높이는 부품으로 신재생에너지업체의 수요가 늘고 있다. 나노 멤브레인은 스마트폰 스피커 등에 방수와 통음·통기 용도로 사용된다. '글로벌 스마트폰업체' 납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방열효과와 전자파 차폐 특성을 갖춘 컴파운드소재를 개발해 이를 다양한 응용제품에 적용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방열 프레임과 방열용 히트싱크, EMI(전자파간섭)차폐 방열시트 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나노코리아2020에 ‘자동차 발광 다이오드(LED)램프 히트싱크용 열전도성 플라스틱’을 출품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그린텍은 2021년 하반기부터 에너지저장장치 해외매출이 발생해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다”며 “주요 제품들의 성장성이 확인되며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