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이 글로벌제약사와 협력해 경구제(먹는 약)형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제약사와 실제 협업이 가능할지 여부도 불투명해 먹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삼천당제약 먹는 코로나19 백신 추진에 의구심, 독감백신도 없는데

▲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올해 3분기 안에 먹는 코로나19 백신의 임상2상을 마치고 4분기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임상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임상 자금모금 프로그램에 참여도 신청했다. 삼천당제약은 임상에만 2300억 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주사제를 경구제로 전환하는 제형변경 플랫폼기술 에스패스(S-PASS)를 보유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이 기술을 글로벌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이른 시일 안에 먹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천당제약에 따르면 해외 백신전문기업의 백신을 경구제로 개발한 뒤 동물에게 투여했을 때 주사제 백신과 동일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혈중에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실험에서는 먹는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면 (먹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될 것이다”며 “임상은 확진자가 많은 인도 등에서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의 계획대로 이른 시일 안에 개발을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글로벌제약사와 협업이 실제로 이뤄질지가 불투명하다. 

삼천당제약은 플랫폼기술 ‘에스패스’를 활용해 경구제형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경구제형 인슐린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로서는 백신기술을 공유해야 하는데 그만큼 삼천당제약에 매력을 느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삼천당제약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글로벌제약사의 협력이 없다면 먹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글로벌제약사와 먹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대방이 어느 제약사인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먹는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성공도 장담하기 어렵다.

경구제 코로나19 백신은 주사제 백신과 비교해 보관과 운송, 대량생산, 투약 등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어 개발에 성공한다면 높은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 나온 경구제형 백신 자체가 몇 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말라리아 경구제형 백신 정도만 널리 쓰일 뿐 독감(인플루엔자) 경구제형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