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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스타일' 만들어 낸 조창걸의 디자인 경영

조은진 기자 johnjini@businesspost.co.kr 2016-01-31 14: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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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샘스타일' 만들어 낸 조창걸의 디자인 경영  
▲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한샘이 ‘가구 공룡’ 이케아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창업주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추진해 온 디자인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한샘의 설립 뒤 지금까지 디자인경영을 내세워 ‘한샘스타일’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 ‘디자인 한류’ 바람 일으킬까

31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이 중국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시장에 진출해 ‘디자인 한류’를 일으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회장은 줄곧 “한류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다”며 “우리가 만든 제품디자인이 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인들을 열광시킬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조 회장은 “2020년까지 한샘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대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그리고 한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2014년 권영걸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를 최고디자인경영자(CDO)로 영입했다. 권 사장은 서울시 부시장급인 ‘디자인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공공디자인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조 회장은 권 사장에게 “3대 브랜드가 되기 위해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가구업계의 애플”이 될 것을 주문했다. 애플은 고유의 제품디자인으로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 글로벌 브랜드다.

조 회장은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면 매출은 저절로 늘어난다고 자신한다.

조 회장은 디자인산업이야말로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뽐낼 수 있는 분야라고 보고 일찍부터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각이 한샘의 디자인 철학인 ‘DBEW’(Design Beyond East&West, 동서양을 넘어선 디자인)로 자리잡았다.

한샘의 주방 디자인은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다. 특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한샘키친바흐’와 인테리어전문 부엌가구인 ‘ik'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난해 연간 성장률이 50%를 넘겼다.

◆ ‘한샘스타일’을 만든 눈

조 회장은 한샘을 창립할 때부터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샘스타일’ 찾는 데 주력했다. 조 회장은 193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조 회장은 국내 부엌의 아궁이가 싱크대로 대체되기 시작할 당시 한국에도 입식 부엌문화가 정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회장은 1970년 대학동창인 김영철 전 퍼시스 회장과 함께 서울 연신내에서 비닐하우스를 세워 부엌가구를 만드는 ‘한샘’을 창립했다.

한샘은 1970년대 중반 국내 아파트개발과 1980년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진출 붐에 힘입어 1983년 수출 5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조 회장은 1990년대 초반 신도시가 건설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자 아파트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 회장은 한샘을 부엌가구 판매에서 종합 인테리어기업으로 사업을 확대개편했다. 그 뒤 한샘은 IMF구제금융시기에 이례적으로 매출이 1천억 원대에서 4천억 원대로 늘어났다.

  '한샘스타일' 만들어 낸 조창걸의 디자인 경영  
▲ 한샘드뷰 디자인센터.
조 회장은 1990년대 중반 최양하 한샘 회장에게 경영을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전문경영인인 최 회장에게 현장경영을 맡겨 역할분담을 명확히 한 것이다.

조 회장은 그 뒤 기업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하고 디자인의 방향성을 만드는 데 전념했다.

조 회장은 ‘디자인경영’을 중시하며 각종 미술과 건축 전시장을 직접 찾았고 재계인사들보다 건축가나 미술가 등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었다.

조 회장은 사재를 투자해 2012년 공익법인인 한샘드뷰(DBEW)연구재단을 설립해 거의 매일 출근하고 있다.

◆ 조창걸이 한샘드뷰에 거는 기대

조 회장은 한샘드뷰가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조 회장은 한샘드뷰이 한샘의 미래스타일 뿐 아니라 한국의 성장동력을 찾고 인재를 육성하는 공익재단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조 회장은 ”남북분단과 6.25전쟁 등은 우리나라가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라며 ”앞으로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개척할 싱크탱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에게 한국형 싱크탱크 설립은 숙원사업이었다. 그는 1994년부터 싱크탱크 설립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일본과 미국 등 해외를 다니며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2년 한샘드뷰를 설립한 뒤 2015년 3월 시가 4600억 원 규모의 한샘 주식을 기부했다.

조 회장은 경기도에 디자인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가구뿐 아니라 패션 등 디자인 분야의 기업과 대학 등의 유치를 목표로 한다.

조 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해외 디자이너들도 함께 연구에 참여하도록 해 디자인 클러스터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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