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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발 좋았던 박영선, 무엇이 고전으로 내몰았나

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 2021-04-06 16: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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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발 좋았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34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영선</a>, 무엇이 고전으로 내몰았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는 왜 선거에서 고전하게 됐을까?

박 후보의 고전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세 가지 장면을 꼽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론조사에 말하지 않던 우리 지지자들이 표현하기 시작했다”며 “3%포인트 안팎의 박빙승부로 민주당이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최소한 15%포인트 넘게 이길 것이다”며 “여론조사라는 것이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경향은 똑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리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인 4월1일까지 나온 대부분 여론조사들은 오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20%포인트 안팎의 격차로 앞섰다.

박 후보가 1월20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행정능력 등을 인정받아 서울시정 살림을 잘 꾸려갈 인물로 꼽혔다. 

2월2일 진행된 국민리서치그룹의 여론조사를 봐도 박영선 후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겨루는 4자대결에서 박 후보가 39.8%의 지지도 보이며 오차범위 밖에서 가장 앞섰다.

나 전 의원 대신 오세훈 전 시장을 후보로 넣어도 결과는 박 후보가 39.2%로 오차범위 밖에서 선두를 달렸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2월1일~2일 조사해 5일 내놓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는 당시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안철수 대표을 상정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박영선 41%, 안철수 36.8%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쳤다.

당초 서울시장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만큼 민주당에 불리할 것이란 관측을 쉽게 뒤집은 것이다.

박 후보가 중기부 장관 시절 5만 개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추진력과 행정 능력을 검증한 점과 여성이란 점 등이 여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3월14일 박 후보에게 첫 번째 대형 악재가 터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투기 의혹이 터졌고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일부 부동산투기 사례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토지주택공사 사장을 맡고 있었을 때 벌어진 일이라 책임 문제도 불거졌다. 나중에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14.1%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3월17일 두 번째 악재가 박 후보를 찾아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사실을 축소 은폐하려고 했고 결국 서울시장에 후보를 냈고 지금 선거캠프에는 저에게 상처주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추문사건은 다시 부각됐다.

고민정·남인순·진선미 등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그를 '피해호소인'이라 불러 2차 가해 논란을 낳았는데 당시 박영선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 세 의원은 논란이 거세지자 캠프를 스스로 떠났다. 

이런 약재 속에서 3월23일 오세훈 전 시장이 보수야권의 단일 후보로 화려하게 등판한 일은 치명타가 됐다. 

오 전 시장은 안철수 대표와 벌인 후보 단일화에서 일반의 예상을 벗어나 여유 있게 승리했다. 나경원 전 의원을 이기면서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안 대표까지 오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서 '아름다운 단일화'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사태를 통해 표출된 여론을 두고 박 후보의 행정능력보다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정권심판의 성격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바라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성난 부동산 민심까지 유권자들에게는 현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낼 창구를 이번 선거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대역전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박 후보는 5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면 우리의 모든 가치가 또 다시 10년 전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며 “그건 아니지 않느냐, 제가 두 배로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여러 일을 생각하면 집에 가는 길에 혼자서 눈물이 난다”며 “문재인 대통령, 또 내년에 치를 대통령선거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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