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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매물로 나올 가능성, 정대성 중대형 원유운반선 품귀는 기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3-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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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이 중대형 원유운반선의 밝은 발주 전망에 따라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조선은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데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중대형 원유운반선의 품귀현상은 정대성 대한조선 대표이사 사장이 대한조선의 새 주인을 찾아 독자생존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대한조선 매물로 나올 가능성, 정대성 중대형 원유운반선 품귀는 기회
▲ 정대성 대한조선 대표이사 사장.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리비아의 내전 종식과 함께 원유 수출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 S&P글로벌에 따르면 리비아는 원유 생산량이 2020년 초만 해도 하루 7만 배럴에 그쳤다. 그런데 내전이 마무리되고 주요 유전의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2월 기준으로 산유량이 하루 124만 배럴까지 급증했다.

리비아의 원유 수출물량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운송로를 주로 지난다. 때문에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과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등 중대형 원유운반선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에즈막스급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12만~20만 DWT(순수 화물적재톤수), 아프라막스급은 운임 효율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8만~12만 DWT 크기의 액체화물운반선을 뜻한다. 모두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액체화물 운송에 주로 쓰인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대형 원유운반선의 전통적 경쟁 조선소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며 최근에는 중형조선사 대한조선도 수주경 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들이 앞으로 수주 경합을 벌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는 정대성 사장이 대한조선의 수주잔고를 채울 기회이기도 하다.

대한조선은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중대형 원유운반선의 ‘스페셜리스트’로 여겨진다. 아프라막스급만 따지면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들어서는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을 옵션 포함 7척 수주했다.

일반적으로 조선사가 안정적 조업을 유지하는 기준은 2년치 일감의 확보이며 대한조선의 경우는 20척 안팎이다. 올해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2년치 일감의 35%를 수주했다는 얘기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3~4월 계약 예상분을 기준으로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과 관련한 수주 문의는 아직 없다”면서도 “장기적 업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며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에는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대한조선은 터키 선사 야사시핑(Yasa Shipping)으로부터 2019년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2척을 건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선박들은 최근 원유운반선 전문선사 유로나브(Euronav)에 최초 계약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재판매됐다.

건조 중인 선박이라고 할지라도 재판매될 때는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박을 구매하는 선주사가 선박의 상세사양을 직접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로나브의 선박 구매는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도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인 셈이다.

대한조선이 안정적 일감 확보 추이를 유지하는 것은 정 사장에게 대한조선의 독자생존 길을 열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다.

대한조선의 모회사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일감 절벽을 마주하고 있어 운영비 확보를 위한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중공업은 이미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삼우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사까지는 매각이 확정적이며 대한조선마저 새 주인을 찾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선업계는 바라본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 지분 65.06%를 보유하고 있지만 채권단에 대한조선 주식의 의결권을 상당 부분 위임해 실질 지분율은 23.25%에 그친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 지분 매각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은 상황에 따라 채권단과 대한조선 지분 매각도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로 단 한 해도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기본적 운영비조차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일감 위기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대한조선은 STX조선해양이나 대선조선,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이미 새 주인을 찾았거나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국내 다른 중형조선사들과 비교하면 일감에서 여유가 있다.

애초에 국내 중형조선사들 가운데 2년치 일감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조선사는 대한조선뿐이다. 때문에 조선업계는 대한조선의 매물가치가 낮지 않다고 본다.

일감에서 이런 안정성과 별개로 대한조선은 2011년 이후 10년 가까이 완전 자본잠식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업계에서는 대한조선이 일감마저 부족하다면 매물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는 냉정한 시선이 주를 이룬다. 정 사장이 대한조선의 일감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독자생존의 길이 달려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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