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16년 새해가 밝았다. 기업들도 새해 힘찬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이 뽑은 새해의 한자는 도약의 의미를 담은 ‘뛸 도(跳)’다. 지난해의 한자는 ‘어려울 난(難)’이었다.
새해에도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고 저유가 등 글로벌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2016년 업종별 기상도를 대표기업들의 현안과 과제를 중심으로 짚어봤다. 어느 기업과 경영인이 가장 높이 도약하는 한해를 만들까?
연재순서는 다음과 같다.
[1]중공업/박용만 김승연 허창수, 2016년 직면한 과제는?
[2]전자/이재용, 삼성의 신사업 가능성 보여줄까
[3]자동차/정몽구, 현대차 제너시스 글로벌 진출에 올인한다
[4]유통/신동빈 정용진 정지선, 유통업 성장정체 해법 고심
[5]금융/한동우 윤종규 김정태, 절박한 새로운 수익원 발굴
[6]이동통신/장동현 황창규 권영수, 이통통신사업 체질개선에 총력전
[7]제약/임성기와 이관순 동행, 한미약품 올해도 승승장구하나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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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의 동행이 올해도 한미약품을 승승장구하게 할까?
한미약품은 지난해 8조 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해 국내 제약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해 8배나 올랐다.
임성기 회장은 기술수출 계약금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신약을 개발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 한미약품, 신약 개발 선순환 구조 구축에 주력
11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회 한미오픈이노베이션 포럼 2016’을 통해 새로운 신약 확보에 나선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외부와 기술을 공유하고 성과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저비용 고효율 시스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나 대학, 연구소와 연구개발 기술을 공유하면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바이오벤처와 학계, 연구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들과 신약기술을 공유하고 성과를 나누는 협력모델을 제시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해 한미약품이 달성한 성과를 역량있는 연구자들과 공유하겠다”며 “한미약품은 이를 통해 신약개발을 확대하고 국내 제약업계 연구개발에서 상생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한미오픈이노베이션을 여는 이유는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을 지난해 잇따라 수출하면서 앞으로 기술수출할 수 있는 신약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가운데 수천억 원대 이상의 규모의 기술수출을 할 수 있는 신약은 현재 표적항암제 ‘HM95573’과 성장호르몬 ‘HM10560A’등 2개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을 최대한 확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미약품, 추가 신약개발 필요
신약개발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다.
미국 식품의약국에 따르면 임상에 들어간 신약이 제품으로 출시될 확률은 10% 이하로 낮다. 임상 최종단계인 임상3상에 들어간 신약도 성공확률이 절반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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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신약 개발에 실패한 경우만 1년에 수천 건에 이르고 그 숫자 또한 매년 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노피와 얀센, 베링거링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모두 8조 원에 이르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이 받은 계약금만 8천억 원에 육박한다.
한미약품이 맺은 기술수출계약은 신약개발이 최종적으로 성공했을 때 8조 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데 도중에 실패하거나 다른 제약회사에서 상품성이 더 좋은 신약이 나오면서 해당 신약개발이 취소되면 한미약품은 약속된 금액을 받지 못한다.
한미약품은 이 때문에 이번에 받은 계약금을 이용해 추가 신약개발에 투자하고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 다시 기술수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술수출로 받은 계약금은 대부분 연구개발비에 다시 투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임성기, 인수합병에 나설까
임성기 회장은 지난해 11월 김재식 전 대웅제약 경영지원본부장 전무를 한미사이언스의 재무최고책임자(CFO)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주회사다.
김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공학과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과 대웅제약에서 근무했던 재무전문가다.
김 부사장은 대웅제약에 재직하면서 지난해 5월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 인수로 부족했던 신약개발부분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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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식 신임 한미사이언스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
이 회장이 김 부사장의 영입을 계기로 바이오벤처기업이나 중소 제약회사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최근 “유망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순이익이 2천억 원 나오는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라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약물의 작용시간을 크게 늘려주는 기술로 당뇨병치료제 등과 결합해 신약의 상품성을 크게 높여준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이 인수합병을 통해 신약을 확보하면 랩스커버리 기술을 통해 해당 신약의 상품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인수합병은 없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