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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유료방송사업에서 크게 한판 붙는다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6-01-10 10: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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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유료방송 사업에서 한판 붙는다.

KT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있는데 올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KT의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LG유플러스도 손 놓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에 자극받아 다른 유료방송 인수합병을 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이통3사가 유료방송 사업에 주력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통신사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매년 성장하는 유료방송 사업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꼽히고 있다.

◆ 유료방송 시장 지각변동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한판 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3사, 유료방송사업에서 크게 한판 붙는다  
▲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부사장이 2015년 12월2일 SK텔레콤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헬로비전 인수 당위성과 SK브로드밴드와 합병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유료방송 시장은 케이블TV와 인터넷방송(IPTV), 위성방송으로 크게 나뉜다. 이통3사는 이 가운데 IPTV와 위성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KT는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국내에서 위성방송 사업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IPTV시장점유율도 KT가 가장 앞선다.

이에 힘입어 KT는 전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올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IPTV 시장점유율 2위인데 케이블TV 점유율 1위 CJ헬로비전과 손을 잡게 되면 74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유료방송 공룡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품어 시장점유율을 높이게 되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향후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실제로 품게 될지는 인수인가 발표가 나봐야 알 정도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서도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다”며 “만약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 된다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지형도 자체가 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LG유플러스, 인수합병 나서나

올해 케이블TV업계는 요동칠 수 있다. CJ헬로비전을 잇는 제2, 제3의 대형 인수합병(M&A)가 뒤따를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시장은 몇 년 동안 성장정체를 겪어왔다. 방송시장의 주도권을 IPTV에 내준 지도 오래다.

케이블TV 시장점유율 3위인 씨앤앰은 지난해 초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LG유플러스의 움직임이 주목받는다. LG유플러스는 IPTV 시장점유율 3위 사업자인데 그동안 ‘양보다 질 우선’ 전략을 방송사업의 기본으로 삼았다.

하지만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유료방송 시장이 KT와 SK텔레콤 중심의 양강체제로 변화하는 것을 LG유플러스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에서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씨앤앰을 포함한 기타 케이블TV 사업자를 품을 경우 단번에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와 SK텔레콤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 되면 LG유플러스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통3사, 방송 사업에 공 들이는 이유

유료방송 사업의 무게추가 케이블TV에서 이통3사의 IPTV로 쏠리고 있다. 이통3사는 자금력을 앞세워 이미 콘텐츠의 질과 양 측면에서 케이블TV를 넘어섰다.

  이통3사, 유료방송사업에서 크게 한판 붙는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또 앞선 네트워크 기술과 전국에 구축한 망 인프라를 활용해 초고화질(UHD) 채널 보급 등에서도 케이블TV 사업자보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통3사가 유료방송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IPTV에 기반한 방송사업의 성장성과 확장성 때문이다.

이통3사는 IPTV 사업을 하면서 주문형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는데 다시보기 시장의 규모가 매년 30% 넘게 성장하고 있다.

1인가구가 늘고 채널 수가 확대해 ‘본방사수’에 대한 개념이 과거보다 희석되면서 다시보기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유료방송과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등을 결합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이통3사가 방송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특히 SK텔레콤이 이 전략으로 큰 성과를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통시장의 막강한 지배력을 통해 방송과 결합한 ‘결합상품’의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통3사가 주력사업인 통신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도 방송사업 확대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잇다. 성장성이 우수한 방송사업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작년 연말 실시한 조직구조개편에서 부사장 직급이 이끄는 ‘미디어 부문’을 신설한 것도 방송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인 이인찬 부사장에게 미디어 부문장도 겸임하게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TV가 도입 20년 만에 성장한계에 부닥친 것과 달리 IPTV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더 성장할 플랫폼”이라고 전망했다.

◆ 유료방송 시장, 어떻게 바뀔까

이통3사가 유료방송 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방송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990년대 PC통신 시장과 2000년대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떠올리면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도 예측하기 쉬울 것”이라며 “이통3사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3사가 네트워크 기술력을 앞세워 방송을 TV로만 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 유료방송사업에서 크게 한판 붙는다  
▲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동통신3사의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방송과 이동통신,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등을 결합한 결합상품의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3사는 이미 모바일 환경에서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이 송출되지 않는 등 아직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통3사가 방송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모바일 IPTV의 성장속도도 지금보다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방송과 통신, 인터넷 등을 묶은 결합상품도 더욱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통3사가 스마트홈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 플랫폼이 가정의 네트워크 중심축으로 자리할 수도 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통3사가 주도하는 유료방송 TV플랫폼이 한 가정의 전체 가전제품의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유료방송 서비스와 기타 서비스를 무리하게 묶는 이른바 ‘끼워팔기’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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