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한미약품그룹 직원에게 1100억 원어치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나눠준다.
오너가 전 직원들에게 보유 주식을 무상 증여하는 것은 제약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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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한미약품은 지난해 8조원 규모의 신약기술 수출로 ‘대박’을 터뜨렸는데 이 성과를 나누려 한다.
한미약품은 4일 “임성기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90만주를 한미약품그룹 직원 약 2800명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의 2015년 12월30일 종가(12만9천원)로 환산하면 모두 11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는 임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의 약 4.3%, 한미사이언스 전체 발행 주식의 1.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등 한미약품그룹의 임직원들은 월급여의 1천%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으로 받게 됐다. 직원 1인당 약 4천만 원 정도다.
임 회장은 “적자와 월급동결 상황에서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게 견뎌준 임직원들에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증여될 주식 수량은 2015년 12월 종가를 기준으로 결정됐다.
임 회장은 “지난 5년 동안 한미약품은 급격한 영업환경의 변화 등 위기상황을 힘겹게 헤쳐나왔다”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큰 성취를 이룬 지금 그 주역이었던 한미약품그룹 모든 임직원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의 주식 무상증여는 적극적 연구개발투자가 제약산업 종사자 개인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에 모두 8조 원 규모의 라이선스(기술 수출) 계약을 터뜨리며 ‘대박신화’를 썼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이런 계약이 발표될 때마다 크게 올랐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해 1월2일 1만5200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12만9천원으로 9배 가량 뛰었다.
임 회장의 재산도 급격히 불어났다.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는 지난해 12월30일 기준으로 2조6721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