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이슈에서 대한상의의 활동이 늘어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최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역할, 환경문제에 관한 관심 등을 기업경영의 핵심적 철학으로 내걸고 있는 데다 ESG경영이 포스트 코로나19시대 기업들의 성장동력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29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2월1일 서울상공회의소가 회장단 회의를 연다. 서울상의는 이 회의를 통해 다음 회장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단독으로 추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최 회장도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지는 데다 2020년 10월 말 한 외부행사에 참석해 기업인으로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고 적극 실천하겠다고 말해 대한상의 회장에 오를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 특히 기업의 ESG경영 관련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최근 대내외적 행보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관련해 SK그룹 내부에서 실행뿐 아니라 기업, 정부, 사회와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또 ESG경영은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경영화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국내 4대그룹의 총수로 재계 영향력이 큰 데다 이미 삼성, 현대차, LG 등 그룹 총수들의 회동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29일에도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도시락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앞서 2020년 12월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비공식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상의 회장에 올라 법정 경제단체 수장의 직함을 달면 최 회장이 강조해온 기업의 ESG경영을 수치로 환산하는 측정체계 구축, 기업의 사회적문제 해결 동참, 친환경산업 육성 등 부분에 재계의 뜻을 모으며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2020년 12월 베이징포럼에서 “환경문제 등 인류의 위기 극복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ESG 중심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ESG 관련 가치를 만들어낸 기업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ESG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민간·공공부문의 ESG 가치 창출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20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서 최 회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소셜밸류커넥트를 사회적 가치 연대 플랫폼으로 키워가겠다는 뜻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 2020년 행사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동참을 이끌며 사회적가치를 놓고 협력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
최 회장의 의지 아래 SK그룹은 신한금융그룹 등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모델을 지닌 소셜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ESG는 탈탄소 등 환경, 에너지 관련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과 연결돼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도 관련이 깊다.
SK그룹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포스코그룹 등은 전기차, 수소사업 등 친환경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도 2020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친환경소재 사용, 자원소모 최소화 등 환경부분과 지배구조 개선 노력 등 ESG경영 관련 내용을 크게 실었다.
정부도 그린뉴딜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산업 등 영역에서 국가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에너지산업 육성 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점에서 ESG 관련 분야는 전국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을 대변하고 상공인들을 대표해 정부와 소통해야 하는 대한상의 회장의 역할이 늘어날 수 있는 영역인 셈이다.
최 회장이 코로나19로 중소상공인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사회의 안전망 구축 차원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 중소기업 지원 등에 힘을 실을 수도 있다.
대한상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단체로 위상이 커졌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이 되는 것도 최 회장이 처음이다.
대한상의는 국내 상공인 18만 명을 대변하는 법정 경제단체다.
대한상의 회장은 정부의 공식 자문기구인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지속가능경영원 이사장,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이사장, 한미경제협의회 고문 등 50여 개의 공식 직책을 함께 맡는다.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 오르게 되면 박용만 현재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3월 말부터 공식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