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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은둔 깨고 유튜브로 대중 앞에, 미래에셋 동학개미 향해 손짓

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 2021-01-17 15: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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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오랜 은둔을 깨고 6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신화'라는 명성을 지닌 박 회장이 직접 나서 동학개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2021년에도 주식시장에 많은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이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94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현주</a> 은둔 깨고 유튜브로 대중 앞에, 미래에셋 동학개미 향해 손짓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그룹>

17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박 회장의 이번 등장은 우선 시중의 유동성이 증시 등 자산관리 시장에 몰리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박 회장은 지난 14, 15일 공개된 미래에셋그룹의 '스마트머니' 유튜브 영상에서 2시간에 걸쳐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팀원들과 주식시장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 금융지주 회장이나 증권사 대표는 짧은 신년사를 통해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데 그치는 점을 비춰보면 이례적인 행보다. 

특히 박 회장은 공식활동이 많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재단이나 외부 행사에는 종종 참여했지만 공개적으로 대중 앞에 얼굴을 비춘 것은 2015년 대우증권 인수 당시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여러 해 동안 수평적 토론문화를 바탕으로 박 회장을 비롯해 수백여 명의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내부 온라인투자전략 미팅을 진행해 왔다"며 "이번에는 국내투자자의 성공적 투자를 위해 이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금리로 증시에 자금몰리고 이런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 회장이 특유의 시장 통찰력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와 접점을 넓히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투자하고 싶은 사람, 미래에셋으로 오시오'라고 하면서 회장이 직접 영업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박 회장은 14일 공개분에서 반도체와 클라우드 전기차 담당 연구원와 대담을 나눴고 15일분에는 친환경, 이커머스 및 게임, 바이오 분야 연구원과 함께 시장흐름을 짚었다.

박 회장은 영상에서 두루뭉술하거나 어려운 용어가 아닌 직접적이고 쉬운 말로 기업과 산업동향을 살폈다.

이를테면 중국 알리바바에 대해 "중국당국이 시장질서 차원에서 옳은 결정을 한 것"이라며 "플랫폼기업이 금융에까지 진출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 아니다"고 직설적으로 얘기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금융계열사 엔트파이낸셜 상장과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주가 과대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관련해서는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다"면서도 자율주행차산업의 성장성과 안전성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LG화학과 관련해서는 "구본무 회장 있을 때 LG화학이 배터리사업을 시작한 것은 대단한 선견지명이었다"며 "지금도 구광모 회장시대에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정말 좋은 모습이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쿠팡은 대단한 회사다. 아마존을 카피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카피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전략이며 인사이트(통찰력)가 있어야 한다"고 점수를 주기도 했다.

대담 내내 박 회장은 혁신과 중장기 트렌드를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의 원칙 가운데 하나는 경쟁력 관점에서 기업을 보는것"이라며 "혁신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 전 아마존과 텐센트, 테슬라를 추천했던 것도 종목이 아닌 혁신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회장은 "내가 주식을 오래 본 사람인데도 요즘 저 주식 꼭 사고싶다고 생각하면 '상투'(주식 가격이 고점에 이른 상태)더라"며 "그러니 종목에 대해 너무 확신을 지니지 말고 장기 트렌드를 얘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개별 종목을 짚어 가격을 예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며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원격의료산업, 게임산업, 중국 배터리산업, 중국 반도체산업의 종목들을 담은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X의 개별 상장지수펀드를 직접 들었다.

국내 최초의 뮤츄얼펀드 '박현주 1호'를 내놓으며 펀드투자 새바람을 일으켰던 박 회장이 상장지수펀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늘날의 박 회장을 있게 만든 투자철학과 통찰력을 가감없이 드러낸 이 동영상은 이틀 만인 17일 20여만 회의 조회 수를 보이고 있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신뢰가 간다', '회장이 이정도인데 직원들이 공부 안 하면 힘들겠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 이어 박 회장이 출연한 'ETF와 리츠를 활용한 연금자산 배분전략', '박현주 회장이 바라보는 부동산시장' 등을 20일부터 차례로 공개할 예정을 잡아놓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의 큰 수혜를 본 기업 가운데 하나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2020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자산은 2020년에만 7조8천억 원 증가하며 지난해 12월 기준 증권업계 최초로 15조 원을 넘겼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자기자본의 시너지효과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실적 개선도 가시화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자금이 대거 유입돼 증권주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업종 대표주로서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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