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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찾아야 전기차 출시 가능, 미래차 경쟁력도 시험대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1-01-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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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 진행으로 전기차 E100의 출시까지 가야 할 길이 먼 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로서는 올해 본격화될 전기차시장에서 디자인 차별화 등을 통해 어떻게든 틈새시장에서라도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
 
쌍용차 새 주인 찾아야 전기차 출시 가능, 미래차 경쟁력도 시험대
▲ 쌍용차의 첫 순수전기차 'E100'의 정면 이미지.

3일 이코노믹 타임스 등 인도 현지언론에 따르면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을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 기한인 2월28일 안까지 마감할 가능성이 나온다.

자율 구조조정 지원프로그램은 법원이 재산보전 등을 통해 정상영업을 할 수 있게 해주면서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사장은 1일 현지언론과 연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지분 매각 및 경영권과 관련해 협의가 거의 이뤄졌다"고 말했다.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 이사회 의장도 함께 맡고 있는데 매각 협상대상 기업과 쌍용차 경영권을 넘기는 주요 조건 합의서에 이르면 1월 첫째주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로서는 기업회생절차 정식 개시 전 자율구조조정 기간에 첫 단추를 잘 꿰고 있는 셈이다.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할 때부터 대주주인 마인드라앤마힌드라가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도 함께 신청했다. 

이를 통해 2개월 안에 미국 자동차회사인 HAAH에게 지분을 매각하고 안정적 자금을 수혈받아 채권자들과 협의해 기업회생 신청을 마무리 할 계획을 세워뒀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현재 쌍용차 매각 협상대상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HAAH가 아닌 새로운 협상 대상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원매자가 누가 됐든 지분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져 새 주인을 찾아야 쌍용차는 2021년 상반기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 출시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E100을 출시하더라도 치열한 전기차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전기차만 20개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쏟아지는 전기차 속에서 쌍용차가 존재감을 보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현대자동차그룹만 해도 자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기아자동차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을 내놓는다.

수입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테슬라도 신형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한다.

쌍용차가 출시하는 E100은 코란도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경쟁차들보다 기술력에서 한 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쌍용차는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들이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내놨던 것과 달리 중형SUV를 출시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에서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실내공간 등이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쌍용차가 전기차로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특히 경쟁사들이 출시하는 전기차는 대부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제작돼 쌍용차의 E100보다 실내공간과 주행거리 등에서 경쟁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다.

E100은 코란도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로 기존 코란도와 실내공간이 비슷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차량 구동에 필요한 배터리나 인버터 등을 차량 하단에 탑재하고 구동 모터는 구동축에 바로 설치해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실내공간을 더욱 넓힐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 오스트리아법인이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아이오닉5 퍼스트 에디션’은 전장 4640mm, 전폭 1890mm, 전고 1600mm, 휠베이스 3000mm의 차체 크기를 갖췄다.

아이오닉5의 전장은 투싼(4630mm)과 비슷하지만 실내공간 가늠자인 휠베이스는 대형SUV인 펠리세이드(2900mm)보다도 10mm 길다.

쌍용차의 전기차는 주행거리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확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세부적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에 따르면 쌍용차는 E100에 LG화학에서 생산한 61.5kWh 용량의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차가 코나EV에서 채택한 64kWh 리튬폴리머보다 용량이 2.5kWh 작은 수준이다. 

더욱이 코나EV가 소형SUV이지만 E100은 중형SUV라는 점에서 쌍용차가 경량화를 위해 보닛에 알루미늄을 채택한다 하더라도 공차중량에서 E100이 더 무거울 가능성이 크다.

코나EV가 한 번 충전할 때 주행거리가 406km라는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의 E100은 이보다 짧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경쟁하는 주요 차종은 주행거리가 500km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쌍용차가 전기차시장에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E-GMP를 적용한 전기차들에서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전기차시장 1위인 테슬라도 한국에서 올해부터 모델3 롱레인지 개선형을 내놓는다. 모델3 개선 모델은 우리나라 정부의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 시스템'에서 주행거리 변경 인증을 받았다.

모델3의 롱레인지 트림(등급)에서 상온 주행거리는 495.7km로 기존 446km보다 49km 늘었다.

하지만 쌍용차로서는 국내 자동차시장이 전기차를 포함해 친환경차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자인 등에서 차별점을 만들어 틈새시장 등을 공략하는 방식으로라도 존재감을 알리는 일이 절실하다.

쌍용차는 기존 차량에서 하이브리드모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E100이 쌍용차의 친환경차의 시작점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며 “올해 쏟아질 신규 전기차 차종이 그동안 쌓은 전기차 기술력의 성과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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