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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
2015년 재계는 격변기를 보냈다. 우리 경제에 저성장 기조가 드리워진 데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대기업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도 더해져 재계에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변화가 나타났다.
재계 변화를 주도한 것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은 올해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며 1년 내내 이슈를 쏟아냈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1조9천억 원에 한화그룹에 방산과 화학계열사 네 곳을 넘겨줬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재계 순위를 10위에서 9위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화그룹은 한진그룹을 밀어내고 한 자릿수 순위 진입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은 방산과 화학사업 매출 1위에 오르며 글로벌기업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그룹은 연말에도 대형 빅딜을 단행했다. 한화그룹 빅딜 이후 삼성SDI 케미칼사업과 삼성정밀화학 등 남아있던 화학사업을 모두 롯데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화학사업을 완전히 정리한 반면 롯데그룹은 2018년까지 화학사업에 약 7조 원의 투자를 예고하며 화학사업 확대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9월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했다. 통합 삼성물산은 시가총액 4위의 거대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있어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높였다.
광복절 특별사면에 따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출소도 재계 판도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최 회장도 출소를 앞두고 SK와 SKC&C를 합병해 통합 SK를 SK그룹 지주회사로 출범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 회장이 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SK그룹은 CJ헬로비전 인수와 OCI머티리얼 인수를 결정했다. 두 회사의 인수금액을 합하면 1조5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양대 사업축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주력사업 강화에 나섰다.
SK그룹이 당분간 재계 판도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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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올해 재계에서 조선·철강·해운기업들의 위축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재계 순위 6위에 올라있는 포스코는 부실계열사에 발목잡히면서 3분기에만 6천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입었다. 포스코 손자회사 포스하이알이 포스코 계열사로서 사상 처음으로 파산하는 등 부진에 몸살을 앓았다.
포스코 시가총액은 올 초 5위에서 20위까지 추락했다. 여기에 정준양 전 부회장이 비리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등 악재가 회사를 더욱 흔들었다.
재계순위 8위이자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은 8분기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전 세계적인 조선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현대중공업은 당분간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2007년 이후 한번도 재계순위가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올해 7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GS그룹이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내수·유통분야 판도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절대 강자였던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흔들리는 사이 경쟁기업들의 도전이 거셌다.
특히 올해 시내면세점 사업권 신규 입찰과 재입찰이 최대 현안으로 주목받았다. 7월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손잡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신규사업권을 따내며 면세점 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11월 입찰에서 두산이 롯데그룹과 SK그룹 등 기존 면세사업자를 제치고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새 성장동력을 탑재했다.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온 두산그룹이 면세점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 신세계디에프도 롯데면세점 코앞인 신세계 본점에 면세점을 유치하며 롯데그룹을 위협했다.
유통업계 인수합병 시장 최대 매물이었던 홈플러스는 9월 7조2천억 원에 사모펀드 MBK품에 안겼다. 유통회사가 아닌 사모펀드가 대형 매물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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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
하림그룹도 올해 재계 판도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하림그룹은 6월 약 1조 원에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인수했다. 이로써 자산규모가 4조8천억 원에서 9조2천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30대 그룹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다.
제약·바이오부분이 특히 증시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바이오시밀러를 제조하는 셀트리온은 류마티즈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 북미 출시 기대감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셀트리온은 10월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코스피에서 한미약품이 강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경쟁사 대비 높은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꾸준히 이어오면서 기술역량을 축적했다. 올해 대규모 기술수출계약이 이어지면서 한미약품 주가는 폭등했다.
연초 10만 원 안팎이던 한미약품 주가는 최고 80만 원대까지 올라 700%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31위까지 올라 톱30을 넘봤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시장 성장에 힘입어 올해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주가가 올 들어 300만 원대로 치솟자 10분의 1로 액면분할을 시행했다. 그 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4월 시총 10위에 처음 올랐고 12월 들어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올해 늘어난 시가총액만 12조 원에 이른다.
금융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을 마무리한 부분이 눈에 띈다.올해 9월 두 은행이 합병해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 290조 원으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