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가 KDB산업은행을 향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시기를 미뤄 내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확보하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산업은행이 굳이 지금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의도적 경영권 분쟁 개입이 아니라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이날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한진칼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은 뒤 대한항공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이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가 내년 6월30일로 계획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안에 한진칼 주주로 참여하면 내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한진칼이 산업은행에서 지원을 받는 5천억 원의 자금은 내년 3월 이뤄질 대한항공 유상증자 때까지 아무런 사용처가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확보가 정말 자금지원을 위해서라면 올해 안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의도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산업은행이 경영권 분쟁상황인 한진칼의 사정을 고려해 경영권 개입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봤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여러 차례 밝힌 대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의도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유상증자 시점을 내년까지 늦추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법원도 한진칼이 지금 당장 유상증자를 해야 할 이유는 인정하지 않았다"며 "산업은행이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