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정유 화학 방산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 물적분할을 주총에서 승인받으면서 기존 화학부문과 전자소재부문을 어떻게 육성할지 관심이 몰린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정유4사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현대자동차가 주도하는 수소충전소 건설 특수목적법인(SPC)에 모두 합류했다. 기존 주유소 부지를 활용한 신사업 추진에 참여하면서 수소 생태계 구축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GS칼텍스는 수소충전소 건설 특수목적법인에 합류한 정유사들 가운데 수소 조달과 관련해 가장 유리한 정유사로 꼽힌다. 모회사인 GS에너지가 보령 LNG터미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LNG를 개질해 수소를 얻는 방식으로 수소를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벌이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의 판결이 12월로 미뤄지면서 합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는 소송에 충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합의할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방산업체들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민수부문에서 부진해 영업이익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안정적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4분기는 방산업계 특성상 성수기로 정부 방위산업 예산안이 확정되면 내년 방산업체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로 해외수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국내 방산사업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 화학>

◆ GS칼텍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로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실적 부진은 허 사장의 탓이 아니라 정유업황의 부진 때문이고 GS그룹이 미래를 걸었다고 할 만큼 중요한 올레핀 복합분해설비(MFC) 투자를 허 사장이 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사장이 GS그룹에서 GS칼텍스라는 핵심 계열사를 맡고 있는 만큼 그룹 중간지주사인 GS에너지나 지주사 GS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허 사장이 지주사로 이동해 경영수업을 받는다면 GS그룹에서 ‘포스트 허태수’의 입지를 굳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정유와 화학의 동반부진에 3분기도 영업손실을 봤다. 다만 손실폭은 크게 줄였다.

정유부문에서 손실폭을 줄인 것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이익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부문은 주력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힘을 쏟은 윤활기유부문은 제품 수요는 증가했지만 국제유가가 올라 수익성이 축소됐다.

에쓰오일은 4분기에는 정유부문이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등유와 경유의 수요가 늘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부문에서는 올레핀 계열이 높은 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생산회사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 SK가스, E1

수소충전소 건설 특수목적법인에 SK가스와 E1 두 LPG 유통사가 모두 합류했다.

특히 SK가스는 수소충전소 사업과 관련해 E1뿐 아니라 GS칼텍스를 제외한 다른 정유사들보다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회사 SK어드밴스드에서 화학설비 가동에 따른 부생수소를 확보할 수 있는데다 특수목적법인 KET를 통해 울산에 LNG터미널도 짓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들이 모두 수소와 궁합이 좋기 때문에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도 수소충전소를 넘어서 액화수소 사업 진출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LG화학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 물적분할을 주총에서 승인받으면서 기존 화학부문과 전자소재부문을 어떻게 육성할지 관심이 몰린다. LG화학은 화학부문은 차별화된 제품 생산을 강화하고 전자소재부문은 배터리소재사업을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도 성장성이 주목받는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다수 확보하고 있고 해외 연구센터도 확보해 성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자회사 팜한농은 최근 이유진 대표가 미국 제초제시장에 진출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팜한농은 계절적 요인에 실적이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최근 농약재 사업 외에 종자 개발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진행된 영업기밀 침해소송의 최종 판결이 12월10일로 미뤄지면서 LG화학과 합의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인터배터리 2020 전시회에서 지동섭 사장이 LG화학 부스를 깜짝 방문하면서 공개적으로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물밑 협상에서 합의금액이 1조원대 선으로 내려갔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LG화학과 벌이는 미국 배터리소송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제소한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한 비대면 청문회도 12월 실시될 예정이어서 12월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배터리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3분기에 매출이 늘고 손실규모도 개선됐다. 중국 창저우와 헝가리 코마롬에 신설한 해외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판매물량이 증가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 롯데케미칼

폭발사고로 멈췄던 대산 공장이 11월에 재가동한다. 현재 화학업황은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기를 지나고 있어 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실질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만큼 항상 인수합병에 도전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방산>

◆ 한화디펜스 


한화그룹이 손재일 대표이사를 내세워 한화디펜스 대표를 교체했다. 방산업계에서는 한화디펜스가 조 단위의 호주 장갑차 수주에 도전하고 인도에 기존 비호에 유도무기를 탑재한 대공무기체계인 ‘비호복합’ 수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존 이성수 대표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전격적으로 인사가 단행됐다. 

손재일 신임 대표이사는 한화 방산원가팀장, 한화테크윈 방산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방산전문가로 한화디펜스 전신인 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를 지냈다.

한화그룹에서는 손재일 대표이사가 방산사업에 오래 몸담았다는 점에서 1년여 남은 호주 장갑차 수주사업 등 해외사업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안현호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도 완제기를 단 한대도 수주하지 못하고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2019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에 오른 뒤 2년 동안 수주를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완제기 확대를 제1과제로 내세웠으나 코로나19로 주요 완제기 수출국인 신흥국에서 영업활동을 제대로 벌이지 못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코로나19로 그동안 힘줘왔던 기체부품 등 민수사업도 크게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도 하락하면서 대주주인 수출입은행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국회 국감에서도 도마 위에 올라 안 사장은 힘겨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다행히 국내 관용헬기시장 진입에 온 힘을 쏟으면서 소방청 소방헬기 계약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최근 소방청 수리온 소방헬기 2대를 중앙119구조본부에 공급하는 453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납품은 2022년 10월까지로 각각 호남119특수구조대와 충청·강원119특수구조대에 배치된다. 내년 헬기입찰을 앞둔 경북, 부산, 인천소방본부를 향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 LIG넥스원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11월 콜옵션을 행사해 이노와이어리스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노와이어리스는 5G 통신장비업체로 LIG넥스원이 추진하는 4차 방산사업과 시너지가 가능하다.  

LIG넥스원은 이노와이어리스뿐 아니라 현대차와 손잡은 자율주행업체 코드42와도 협력하고 있고 드론분야에서는 LG전자 등과 협업하고 있다. 최근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하는 첨단 방산사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방산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힘쓰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산업계 특성상 신규수주는 4분기에 집중되는데 시장에서는 LIG넥스원이 4분기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소나, 신형 해상감시레이다, 차기 방공레이다 등 연말까지 2조 원 이상의 수주를 무난히 따낼 것으로 보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나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