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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재편 격변 중, 이재용 삼성전자도 시스템반도체 인수 결단하나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10-28 13: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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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메모리반도체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 만에 삼성전자를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으로 올려놨다.

삼성전자의 한국반도체 인수로부터 46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은 저마다 몸집을 키우고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뛰어들면서 반도체업계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반도체 재편 격변 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삼성전자도 시스템반도체 인수 결단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 1위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부회장이 인수합병을 결단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28일 미국의 반도체업체 AMD는 경쟁업체인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 규모에 인수합병한다고 밝혔다. 두 기업은 전액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합병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일링스는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시스템반도체(FPGA)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자일링스은 이 시장에서 점유율 50% 넘게 차지하고 잇다.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시스템반도체는 일반 시스템반도체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설계를 바꿀 수 있어 증설, 용도 변경, 환경 변화 등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AMD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자일링스 주력인 데이터센터나 통신장비, 방산용 반도체 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됐다.

AMD 이외에도 여러 반도체기업이 최근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90억 달러를 투입해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를 사들인다고 20일 공시했다. 엔비디아는 9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반도체 설계자산 전문기업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센서 등을 개발하는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시스는 7월 경쟁사 맥심인티그레이티드프로덕츠를 200억 달러가량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언은 5월 90억 유로(12조 원가량) 규모의 미국 사이프러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주도로 2016년 전장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굳이 큰 돈을 쓰며 반도체기업 인수합병에 나설 필요가 없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확고부동한 선도기업의 지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힘을 주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쪽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지센서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주력 제품 상당수가 시장 1위와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신경망처리장치(NPU), 자동차용 반도체와 같은 분야에서도 쉽지 않은 경쟁을 치러야 한다. 관련 기업들이 합병을 통해 덩치와 기술력을 키우고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이미 그래픽처리장치(GPU)쪽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서버용 반도체와 신경망처리장치 쪽에서 ARM과 막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인피니언은 사이프러스 인수로 네덜란드 NXP를 뛰어넘고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2019년 4월 발표했다. 이 부회장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반도체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이날 AMD가 인수한 자일링스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뒤로 인피니언, NXP 등 반도체 설계업체들과 함께 인수합병 대상 기업으로 꼽혔던 기업이라서 삼성전자의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삼성전자가 인수할만한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 기업으로 NXP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국 래티스반도체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기준으로 100조 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만큼 인수합병을 추진할 재원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판일정이 인수합병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추진하는 데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미국 블룸버그는 6월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검찰에 기소될 당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6개월에서 2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회장이 법원에 매주 두 차례씩 출석해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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