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가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를 100% 공급하는 '재생에너지100 실증사업'을 통해 종합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로 도약에 시동을 건다.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신재생에너지사업에도 속도를 내며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화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SK건설에 따르면 2022년까지 창원산업단지의 재생에너지100 실증사업을 마무리한 뒤 이를 포함해 8개 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100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생에너지100(Renewable Energy 100%, RE100)은 기업이 소비하는 에너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SK건설이 이끄는 창원SG에너지 컨소시엄은 창원산업단지 재생에너지100 실증이 끝나게 되면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전환해 20년 동안 창업산업단지에 전기사업자가 돼 운영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SK건설은 이번 창원산업단지의 재생에너지100 실증사업에서 수소연료전지를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수소연료전지에 쓰이는 수소도 친환경으로 생산한다.
수소연료전지 외에도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역량을 갖춘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재생에너지100 사업을 주관사로서 진행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 관계자는 "주관사로 재생에너지100 실증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100사업을 계기로
안재현 사장이 7월 추진했던 조직개편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안재현 사장은 7월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개편하며 신재생에너지사업 확장에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 사장은 신에너지사업본부 개편과 관련해 "앞으로 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안 사장의 의지에 따라 SK건설은 창원산업단지의 재생에너지100 실증사업에 신재생에너지 계열사와 관련 기업을 총동원했다.
SK건설은 주관사로 창원SG에너지 컨소시엄을 꾸려 창원산업단지의 재생에너지100 실증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뽑혔다.
컨소시엄에는 SK C&C, SK디앤디, 그리드위즈, 누리텔레콤,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참여해 연료전지부터 풍력발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회사들이 함께 한다.
SK디앤디는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그리드위즈는 전기공급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리텔레콤은 전력구매계약의 기반이 될 IT시스템 구축을 맡고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수요 효율화 및 정책개발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재생에너지100 인증제도를 담당한다.
신재생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이나 에너지사업의 방향성이 신재생에너지를 써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해야 글로벌기업에서도 부품을 써주기 때문에 재생에너지100 수요는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애플은 부품 공급회사들에 재생에너지100 이행 서약을 받았고 BMW는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는 삼성SDI, LG화학 등에 재생에너지100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
재생에너지100사업은 정부가 진행하는 그린뉴딜정책과도 발을 맞추고 있다.
정부가 7월 발표한 그린뉴딜정책을 보면 산업단지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제조공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마트그린 산업단지사업'에 2025년까지 국비 3조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4조 원의 투자가 진행된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100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해외 플랜트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펼치고 있는 SK건설이 기존의 해외 사업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재생에너지100 구축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건설은 베트남에서 태양광발전사업 추진을 모색하는 등 해외 신재생에너지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흥하이그룹과 공동으로 태양광발전사업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부문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건설은 베트남에서 태양광발전사업뿐 아니라 풍력발전 분야에서도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건설은 1월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고 연료전지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다.
SK건설은 합작법인을 만들면서 연료전지 국산화를 이루고 생산규모를 내년 50MW에서 이른 시간 안에 400M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6월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소인 화성연료전지 발전소, 9월에는 파주연료전지 발전소의 상업운전을 개시하기도 했다.
10월20일에는 경북 구미에 블룸SK퓨얼셀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생산공장의 준공식을 열었다.
앞서
안재현 사장이 직접 부문장 맡은 친환경사업부문에서는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1위 EMC홀딩스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에 진출하는 등 조직개편을 진행했던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두 분야에서 올해 모두 가시적 성과를 올리게 됐다.
이를 통해 안 사장이 플랜트부문에 치우쳤던 매출구조를 다각화하는 작업에 더욱 힘 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