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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11조3천억 매입해 소각, 삼성 평가 바뀔까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0-29 1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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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자사주 11조3천억 매입해 소각, 삼성 평가 바뀔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11조3천억 원어치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배당 확대 등 현금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시장은 환영했다. 유통 주식수가 줄면 보유주식 가치가 그만큼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기존 자사주에 대해서 소각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주가치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발 주주친화 정책에 얼마나 동참할지 주목된다.

◆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삼성전자는 29일 모두 11조3000억 원(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매입할 자사주 규모 11조3000억 원은 삼성전자 총 자산가치인 200조원의 6% 가량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거쳐 30일부터 3개월 동안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1차 소각 규모는 4조2000억 원이며 우선주 비중은 35%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22%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여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의 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1년 동안 3~4회에 걸쳐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숫자가 줄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결정한 것은 삼성전자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세후영업이익+감가상각비-자본적지출(CAPEX)-운전자본 증감)로 계산되며 실제적인 기업의 현금흐름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 배당에 대해서는 내년 1월 이사회 결의 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2014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1만9500원을 지급했다. 2013년의 1만3800원보다 41% 증가한 수치였다.

삼성전자는 또 내년부터 분기배당 제도의 시행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가는 29일 전일보다 1만7천 원(1.30%) 오른 13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한때 5% 가까운 강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들어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3월 150만 원대까지 올랐으나 글로벌 증시 악재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9월 100만 원대 초반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주가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높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만 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29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와 회사의 가치제고를 위한 현금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심도깊게 논의했다”며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사업성장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잉여현금 활용 주주환원 효과는 지켜봐야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주주친화 정책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규모나 적정성 등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만족할만한 수준”이라며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게 되면 유통주식수에도 영향을 주지만 발행주수의 감소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주환원정책이 시장 기대보다 놀랍도록 좋게 나왔다”며 “주가를 띄우고 저평가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이번 계기를 한국 증시가 선진화되는 발판으로 본다”며 “보통주 이외에도 우선주 비중을 높여 배당하면서 국내외 증시 괴리를 좁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삼성전자를 달리 보게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 전반의 대외신인도가 올라간다는 측면에서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은 주가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동반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점과 개선된 주주환원책 등을 고려할 때 주가 반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기존 자사주 소각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과 잉여현금을 활용한 배당 확대 등 장기적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자사주 11조3천억 원어치 매입은 잉여현금의 30~50% 자금으로 실시하는 주주환원 정책과 별개”라면서 “기존 자사주 소각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존 자사주는 6월 말 기준으로 2121만주이며 삼성전자 발행주식 총수의 12%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2년 동안 매해 평균 38조원 넘는 투자를 집행한 삼성전자의 잉여현금 흐름이 미미할 수 있거나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향후 3년 동안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규모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등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자사주 소각 계획을, 삼성화재 등 배당 여력이 있는 계열사들이 배당 성향 제고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한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최근 자사주 매입 계획을 잇달아 밝혔다. 삼성증권은 22일 1188억 원 규모(245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화재도 27일 내년 1월 말까지 자사주 약 5320억 원(166만 주)를 사들인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삼성화재의 자사주 매입계획은 주가 안정화 등 주주친화정책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중간금융지주사 전환 등으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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