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원내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쪽으로 대여투쟁노선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국회 의사 진행에 무조건적 불참이나 대외투쟁 등을 벌이는 것보다 선명하게 목소리를 내 대안이 될 수 있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국회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임대차 3법을 비롯해 공수처 후속3법 등을 처리했다.
주 원내대표로서는 통합당이 당론으로 반대한 법안이 무더기로 상정됐지만 의석 수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밀리고 있는 만큼 법안 통과를 저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음을 절감한 하루였다.
다만 통합당은 이날 본회의에서도 표결에는 불참했지만 쟁점 법안마다 적극적으로 반대 토론에 나서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공수처 후속3법 반대토론에는 유상범 통합당 의원이 참여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수처 1호 수사대상으로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살아있는 권력에 도전하는 사람은 가차없이 공수처로 잘라버리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부동산대책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을 놓고 추경호 의원이 반대토론에 나서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내리는 것이 맞다고 했는데 최근 정부대책은 주택 취득, 보유, 양도, 증여 등 보유와 거래 모든 단계에서 세금 폭탄을 안기는 증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회재 박홍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통합당 의원들의 반대토론에 대응해 찬성토론을 진행하며 국회에서는 팽팽한 설전이 벌어졌다.
통합당의 이런 기류 변화는 7월30일 윤희숙 통합당 의원이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이어간 자유발언으로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낸 데 따른 것이다.
윤 의원은 발언이 큰 반향을 일으키자 통합당 내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토론투쟁'의 위력을 놓고 고무적 분위기가 일었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도 통합당 의원 10여 명이 발언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내 발언을 통해 대중의 호응을 받으면 의석수 열세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윤 의원의 자유발언과 여론의 호응으로 통합당이 깨달았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로서는 당내 분위기 변화에 따라 '대여투쟁' 방식의 변화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끝까지 주장하는 등 원구성 협상부터 민주당에 밀리지 않으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의석수에서 민주당에 크게 밀리는 데다 의석수 열세를 극복할 만한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의 원내전략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공수처 출범 등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법안 처리 등을 강행하자 29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장외투쟁 방법들은 구체적으로 더 고민할 것”이라며 장외투쟁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에는 “강하게 반대 토론을 해서 절차 등 문제를 지적하고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되는 법안과 관련해서는 표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