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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경영권 결정할 일본 지지 다지려 애써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0-26 18: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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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 경영권 결정할 일본 지지 다지려 애써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구 내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에서 ‘원 롯데, 원 리더’로서 자신감을 과시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한일 재계회의에 참석해 밝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일본 재계 인사들과 만났다.

신 회장의 이런 여유있는 모습과 달리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일촉즉발의 대치국면에서 셈법은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라고 강조하지만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일본인의 손에 달린 상황에서 일본의 지지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신동빈, 일본에서 여유있는 행보

신동빈 회장은 26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재계 행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의 게이단렌이 공동주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다.

신동빈 회장은 행사 장소에 예정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는 일본에서 일정을 묻는 질문에 “28일까지 일본에 체류하다 돌아갈 계획”이라며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 방문도 (일정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 게이단렌과 한일재계회의를 연 것은 2007년 이후 8년 만이다.

한국 측에서 전경련 허창수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경제계 대표인사 16인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 우치야마다 도요타 회장, 이와사 미쓰이 부동산 회장 등 게이단렌 회장단 재계 인사 22인이 자리했다.

신동빈 회장은 본회의가 끝난 뒤 일본 경제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명함을 주고받는 등 환담을 이어갔다.

  신동빈, 롯데 경영권 결정할 일본 지지 다지려 애써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에서 3번째)은 10월26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열린 제25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 신동빈, 일본에서 롯데 실권자 이미지 과시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벼랑 끝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부실 현황,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해임과정을 둘러싼 적법성 등 양측의 진위공방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전격 화해에 나서지 않는 한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은 법적 소송과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거칠 때까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일본 경제계 인사들과 만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행보로 해석된다.

대외적으로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재계 인사들에게 롯데그룹 실권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경제계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해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주주들에게 우호적 인상을 남기려는 의중도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은 28일 열린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법적 대응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귀국 전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롯데홀딩스 임직원들의 동요를 가라앉히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롯데홀딩스의 실권을 쥐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채임자가 ‘신동빈 쿠데타’의 실질적 배후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이 일본인들이 신동빈 회장을 배신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으로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친모인 시게미쓰 하츠코가 한국을 극비리에 다녀간 사실도 알려졌다. 하츠코가 창업자의 부인이자 광윤사의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그의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국기업’ 롯데, 경영권 향방은 일본인 손에

신동빈 회장은 공식 기자회견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여러 차례 못박았다.

그러나 롯데그룹 경영권 향방은 사실상 종업원지주회 주주들과 하츠코 등 일본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흔들기’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일본인 임직원들에게 설명할 필요성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제기한 소송 가운데 일본에서 소송 결과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 경영권 결정할 일본 지지 다지려 애써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에서 제기한 소송은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 신청건과 호텔롯데 이사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 건이다.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신청 소송은 롯데쇼핑의 해외사업 부실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중국 내 유통 및 부동산 개발사업에 대한 부실의혹을 철저히 파헤치려 한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 이사 해임에 따른 손해배상건도 실제 금전적 보상을 원해서가 아니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해임당한 사실에 대한 부당성을 법적으로 판단받겠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에서 제기한 소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무효에 관한 것이다. 이는 앞으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지분대결에서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 해임에 대해 무효라고 판단할 경우 신동빈 회장은 물론 이를 주도한 쓰쿠다 사장 등 ‘신동빈파’ 경영진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운명은 일본인들 손에 달린 셈”이라며 “신동빈 회장은 현재 지분구조상 일본에서 지지기반이 흔들리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내놓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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