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증권수수료를 기준으로 한 개인 성과급을 폐지했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매매를 권유하는 폐해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의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여러 몸부림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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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
주 대표는 "오래 전부터 증권사들은 고객의 이익보다 회사와 직원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겨 왔다"며 "고객에게 가치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잦은 주식매매를 유도하는 동안 증권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꼬집었다.
주 대표는 이런 영업방식을 대폭 개편하겠다고 나섰다.
우선 고객이 맡긴 주식 자산의 평균잔액 대비 오프라인 매매금액이 분기별 200%(연간 300%)를 초과하는 수수료 수익은 영업직원이나 지점의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이렇게 하면 고객의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매매를 권유하는 폐해는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매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지점이나 영업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개인 성과급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개인 성과급 제도에서는 영업 직원들이 더 많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 과다하게 주식 매매를 권하는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대신 고객 만족도와 자산 증대, 비용의 효율성 등 세가지 평가를 기준으로 지점별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투자전망이 좋지않은 기업에 대해 공정하게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등 리서치센터를 개편하고 유행과 시류에 따라 '팔고 보는' 관행에서 벗어나 잘 아는 상품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주 대표의 이런 개편은 불황에 따른 증권사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불황일수록 고객의 신뢰가 더욱 중요한데 성과급을 더 받기 위해 과도하게 주식 매매를 권하면 결국 불신을 낳아 고객의 발걸움을 돌리게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한 뒤부터 불황 타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하는 한편 매도의견 비중을 늘려 고객의 신뢰를 높이려는 조처도 취했다.
주 대표는 지난 3월 보유와 매도의견 비중을 전체 분석대상의 40% 수준으로 올려 관리하기로 했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매도의견을 내는 곳은 손꼽을 정도였다. 올해 발간된 증권사들의 종목 보고서 가운데 매수를 제시한 보고서가 90%에 육박한다. 증권사들은 매도의견을 낸 회사와 사이가 틀어지고 그 결과로 정보를 얻기 힘들어진다는 이유로 매도의견 제시를 꺼려왔다.
주 대표는 이런 관행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매도의견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애널리스트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 대표는 지난해 한화증권 직원들의 1/4 가량을 감축하고 남은 직원에 대해서도 연봉을 삭감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