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2020년 1분기에 영업이익이 2019년 1분기보다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각각 6.4%, 4.7% 줄었다.
통신시장의 막내로 인식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통신3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낸 셈이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약진을 두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수익성 중시 경영’이 빛을 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효율적 비용 집행 등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조를 통해 LG유플러스가 통신업종 내에서 가장 견고한 이익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통신업종 최선호주로 꼽기도 했다.
하현회 부회장은 앞으로 LG유플러스의 수익성 중시 전략을 쭉 밀고 갈 것으로 보인다.
기존 LTE시대에는 3위를 벗어나기 위한 점유율 싸움을 펼쳤지만 모든 것이 변하는 5G통신시대에는 점유율 경쟁보다는 탄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2020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서비스 경쟁력과 효율적 비용 집행을 통한 수익성 중시 경영을 통해 이익 개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인터넷TV, LG유플러스 수익성 강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하현회 부회장은 인터넷TV(IPTV)사업이 수익성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사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인터넷TV사업으로 거둔 매출은 2019년에 2018년보다 약 16.6% 늘었고, 2020년 1분기에도 2019년 1분기보다 12.4% 증가했다.
특히 LG유플러스 인터넷TV사업의 매출 증가세가 가입자 수 증가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LG유플러스의 수익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현회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성사시킨 헬로비전 인수 역시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헬로비전의 인수를 통해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약 24.91%를 점유하면서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2위로 뛰어올랐다.
유료방송시장의 점유율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프로그램사용료를 협상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수익성 향상의 커다란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하현회 부회장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콘텐츠’ 역시 인터넷TV사업이 성장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콘텐츠부문에 2조6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특히 기존에 5G통신 전용 콘텐츠로 여겨지던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를 인터넷TV의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 B2B, 5G를 활용하는 하현회의 두 번째 키워드
하현회 부회장은 5G통신시대 수익성 강화를 위해서는 B2B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점유율이 어느 정도 고착화됐고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 보이는 B2C사업과 달리 5G통신을 활용한 B2B 사업은 아직 미개척 지대로 남아있다.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B2B사업은 초고속, 초저지연, 초대용량이라는 5G통신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다.
LG유플러스는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서 경쟁사들보다 앞서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0월부터 서울대학교와 함께 경기도 시흥시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심야운행 시범서비스를 진행한다. 또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저속 셔틀버스 실증운행도 시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B2B사업모델은 현재 알려진 것과 다른 혁신적 모델이 언제 새로 나올지 모르는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하현회 부회장은 이 새로운 시장에서 무릎을 칠 수 있는 B2B 사업모델을 찾아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직 다른 통신사들이 주목하고 있지 않는 ‘스마트항만’사업에 LG유플러스가 5G를 활용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5월2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5G B2B사업에서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확대해 비즈니스모델 발굴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주가, 수익성 개선이 주가 상승의 열쇠 될까
코로나19 사태에서 LG유플러스를 포함한 이통3사의 주가는 ‘경기방어주’라는 별칭이 무색할 정도로 급격한 하락폭을 보였다.
LG유플러스 주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시작되면서 3월6일 1만4650원에서 3월23일 장중 9210원까지 떨어졌다. 하락폭은 30.8%로 27%인 KT, 26.3%인 SK텔레콤과 비교해 조금 컸다.
이후 LG유플러스의 주가는 회복세로 접어들긴 했지만 5G통신 출범 당시 주가와 현재 주가를 비교해 볼 때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5G통신 상용화가 시작된 4월5일 LG유플러스 주가는 1만4650원이었지만 6월2일 종가는 1만3250원으로 약 9.5%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9.1% 하락한 KT, 8.7% 내린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의 하락폭이다. 같은 기간 5.5% 하락한 코스피보다 더 큰 수준의 하락폭이기도 하다.
통신주의 ‘경기방어주’적 성격을 살핀다면 코스피보다 더 큰 수준의 하락폭을 보였다는 것은 좋은 성적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1분기 실적으로 효과를 입증하기 시작한 하현회 부회장의 ‘수익성 개선’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LG유플러스 주가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하현회, 현장경영 중시하는 전략기획 전문가
“경영 현안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 하 부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하 부회장은 취임 첫 해에 무려 43개의 출장일정을 소화했다. 하 부회장이 취임 1년 동안 이동한 거리를 모두 합치면 지구 반 바퀴에 이른다고 한다.
하 부회장은 LG그룹을 두루 거치며 ‘경영전략 전문가’로서 활약해 왔다.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1999년 LG디스플레이 영업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긴 뒤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 등을 거쳐 LG전자에서 HE사업본부 사장으로 승진해 TV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이후 LG그룹 지주사 사장을 맡고 있다가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이후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LG전자에서 TV사업을 맡고 있을 때 그의 결단력이 잘 나타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 부회장은 LG전자에서 올레드TV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는데 이후 올레드TV는 LG전자의 대표 상품이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