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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그룹, 인수합병 성과가 위기에 실적 갈랐다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0-04-29 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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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라이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어디에서 1분이 실적이 갈렸을까?

두 회사가 그동안 진행했던 인수합병(M&A)과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화장품 제품군의 타격이 실적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8274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차석용</a>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619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서경배</a>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29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이 60분기 연속 늘어난 가장 큰 원동력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2004년 12월 취임 이후 진행한 20건이 넘는 인수합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 부회장은 인수합병을 적극 진행하며 화장품·음료·생활용품 등 3개 부문의 사업 내실화를 다지는 동시에 시장 경쟁력을 높여왔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인수를 시작으로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 2014년 차앤박 화장품으로 유명한 CNP코스메틱스 등을 인수했다.

음료부문에서 코로나19로 야외활동과 외식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카콜라음료가 생산하는 ‘몬스터에너지’, ‘씨그램’, ‘조지아’가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15%, 23%, 13% 늘어나는 등 LG생활건강의 음료부문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CNP코스메틱스도 LG생활건강이 인수하고 나서 꾸준히 매출과 순이익이 늘고 있다. 2019년도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028억 원, 136억 원인데 2014년 인수했을 때보다 4배 가량 뛰었다.

LG생활건강은 29일에도 고급 화장품 브랜드 ‘후’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 한방화장품 원료 제조사인 오비엠랩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그동안 인수합병에 소극적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1년 해외 향수브랜드 ‘아닉구딸’을 인수하는 데 그쳤고 이후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나 기존 브랜드, 신규 브랜드 모두 부진에 빠져 있다.

2016년 말에는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색조화장품 전문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화장품 제품군의 전략에서도 두 회사는 차이가 난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분야에서 ‘후’, ‘숨’, ‘오휘’ 등 수익성이 높은 고가의 브랜드 제품군을 주력 품목으로 삼았다. 특히 후는 2016년 연매출 1조 원을 넘은 데 이어 2018년에는 연매출 2조 원까지 돌파할 정도로 인기도 많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화장품분야 1분기 실적에서 숨과 오휘의 초고가 제품군인 ‘로시크숨마’, ‘오휘 더 퍼스트’ 매출이 각각 13%, 52% 성장해 화장품분야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6.4% 감소하는 데 그치는 등 선방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 숨 브랜드 매출에서 로시크숨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12%, 오휘 브랜드 매출에서 오휘 더 퍼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주력사업이 화장품분야인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오프라인 매장의 임시휴점, 중국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조업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1분기 매출이 2019년 1분기보다 22.1% 감소했는데 화장품분야에서 2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낸 것이며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화장품분야에 비해 매출 감소폭이 더 컸다. 

특히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숍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씩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구조조정하고 디지털마케팅 강화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말 기준 25개였던 국내 아리따움 직영매장을 2020년 말까지 10개로 줄이고 중국 이니스프리 로드숍 개수도 지난해보다 90개 이상 줄이는 방침을 세웠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디지털 마케팅 강화로 이커머스를 통한 매출은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존 아리따움 매장의 라이브 매장 전환 작업이 진전되면서 오프라인 채널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과 연계해 고성능 안티에이징 제품군이 포함된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시예누’를 포함해 ‘홀리추얼’, ‘필보이드’ 등의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화장품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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