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04-05 15:15:57
확대축소
공유하기
경상북도 구미시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후보와 통합당 김영식 후보, 무소속 김봉교 후보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구미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과 가까운 지역구로 '보수의 성지'로 불렸지만 김현권 후보가 2년 전부터 지역구에서 활동하며 기반을 다진 가운데 통합당 김영식 후보의 공천에 반발한 김봉교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후보, 미래통합당 김영식 후보, 무소속 김봉교 후보.
5일 경북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보수지지세가 강한 구미을에서 통합당계 후보들이 분열한 가운데 민주당의 김현권 후보 역시 만만치 않아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 김현권 후보는 4월에 유치 여부가 확정 될 것으로 보이는 1560억 원 규모의 방위사업, 연구개발특구, 노후 상수관 정비사업, 농림축산식품부 푸드플랜패키지 등 4가지 국책사업 유치에 힘쓰는 등 2년 전부터 지역구에서 기반을 다져왔다.
김현권 후보는 지역의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공약을 중점적으로 내놓고 있다.
구미에서 기업 유출을 막고 공장 생산라인의 축소나 폐업을 방지하는 '구미 직장보호 공약'을 내놨다.
김현권 후보는 2일 "구미산업단지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이 42.1%에 불과하고, 고용인구는 2018년 8만6천751명으로 감소했다"며 "정례적으로 기업 경영진, 노동자들과 정책간담회를 열어 기업 지원책,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정책 수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과 관련해 구미를 항공과 방위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김현권 후보는 4일 KBS와 인터뷰에서 "2차전지 산업벨트를 구미 중심으로 만들고 이번에 군사공항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구미를 방위산업, 군수산업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현권 후보는 의성에서 25년 넘게 마늘 농사와 한우를 키우며 의성한우협회장을 지냈는데 17대에 열린우리당, 19대에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경북 군위의성청송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두번 모두 2위로 낙선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비례대표 6번으로 국회에 입성해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통합당에서 단수공천된 김영식 후보는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보수지지성향 유권자들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김영식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3월31일 구미 산업단지를 방문한 것을 놓고 "문 대통령은 총선 개입 행보를 당장 중단하라"며 "문 대통령이 울산시장 선거와 같이 집권당 후보를 돕는 정책을 발표하거나 직접 또는 간접 후원 메시지를 표현한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과 함께 구미지역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김영식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념논쟁도 불사하고 있다.
3월2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마스크5부제 등과 관련해 '우리는 사회주의가 싫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현권 후보는 이와 관련해 21일 논평을 내고 "김영식 후보가 내건 '사회주의가 싫다'는 문구는 마치 1960년대 반공 구호를 연상케 한다"며 “이런 낡은 구호를 내세워 당선된 국회의원이 과연 구미경제를 살리기 위한 참신하고 선진적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식 후보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유시장경제 질서에 반해 정부가 마스크 생산과 유통, 분배 과정에 직접 개입해 오히려 공급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 상존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 북한이나 구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박했다.
김영식 후보는 구미 5공단 내 통합신공항 에어허브 구축, 도농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김영식 후보는 한국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 금오공과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금오공대 총장 등을 거쳤고 통합당에서 구미을 단수공천을 받아 정치에 발을 들였다.
통합당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봉교 후보는 2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선거를 불과 40여일 남겨두고 돌연 입당한 인물이 단수공천을 받았다”며 “서류 한장으로 사천을 받은 인물에게 구미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실정으로 시민들을 생존과 생계의 벼랑 끝으로 내몬 문재인 좌파정권을 심판하겠다”며 통합당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김봉교 후보는 경상북도의원 3선과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구미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가 획정되고 난 뒤부터 통합당계 정당이 의석을 독차지했지만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TK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이 단체장을 배출했다.
정치권에서는 인구 구성에서 30대 이하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보수 일변도였던 이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이 밖에 구미을에서는 국가혁명배당금당 황응석 후보도 후보등록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