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험지출마를 밀어붙일까?
홍 전 대표 및 김 전 지사의 반발에 따른 정치적 손실과 당내 공천 불만 등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끝까지 뜻을 관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홍 전 대표는 경남 양산을 공천을 놓고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를 향해 “상대방은 벌써 확정돼 저 멀리 달아나고 있다”며 “우리도 속도를 더 내 힘들겠지만 조속히 공천일정을 마무리해 줄 것을 간청드린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와 관련해 공천을 쉽게 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2일 경남 양산을을 추가 공모지역으로 발표한 뒤 나동연 전 양산시장의 공천 신청을 받아 면접까지 진행했다.
나 전 시장의 양산을 공천 신청에는 김 위원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시장은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 실무진을 통해 연락을 받았다”며 “아무래도 후보군을 넓게 해달라는 메시지가 왔고 제가 들어가면 좀 더 시민들에게 선택 폭을 넓혀줄 수 있으니 그렇게 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공관위의 움직임을 놓고 김 위원장이 홍 전 대표를 공천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일부에서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원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김 위원장이 당 중진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자 타협안으로 양산을 출마를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에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홍 전 대표를 끝까지 압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홍 전 대표가 양산을 출마까지 좌절되면 탈당 뒤 무소속으로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홍 전 대표의 방침이 현실화되면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의석수 2석을 손해 보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브리미디어가 2월27일부터 3월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양산을에서 홍 전 대표의 지지율은 44.4%다. 같은 조사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지율은 36.3%로 조사됐다.
나 전 시장도 홍 전 대표의 컷오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에서도 필요한 분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고 컷오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선을 하면 시너지효과가 있으니까 그런 전략적 생각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홍 전 대표의 탈당이 김 전 지사의 움직임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향 거창·함양·산청·합천에 출마하려는 김 전 지사에게 김 위원장은 창원시 성산구 출마를 요구하고 있는데 홍 전 대표가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한다면 김 전 지사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창원 성산에 전략공천하는 것은 모두가 상처를 입는 길로 창원시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역민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며 “그런 공천은 민심과 다른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오히려 민심 이반의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향해 미래통합당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불만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보좌관 출신인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을 인천 중동·강화·옹진에 단독 공천한 것을 놓고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가 욕 먹는 자리인데 그런 각오와 결심 없이 어떻게 자리를 맡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브리미디어 여론조사와 관련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